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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의 지뢰를 밟고 선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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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오타와 협약(Ottawa Treaty)이 체결됐다. 대인지뢰 사용, 비축, 생산, 이전 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 줄여서 대인지뢰 금지 협약이다. 2022년 현재 세계 164개국이 서명해 133개국이 비준했지만, 남북한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일부 국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33개국은 서명도 비준도 하지 않은 조약이다.
한국 정부는 오타와 조약의 취지와 목적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분단 안보 상황 때문에 협약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표명해왔다. 2019년 9월 유엔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한반도 지뢰 제거 협력을 요청하며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뢰를 단독으로 제거할 수도, 무한정 방치할 수도 없는 딜레마를 그렇게 표현했다.
한반도에는 한국전쟁 전후로 미국과 중국 한국이 매설한 지뢰 약 200만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절반 이상이 매설된 비무장지대 등 지뢰의 종류와 매설 위치도 기록되지 않은 미확인 지뢰 지대도 약 9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정감사에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는 DMZ 남북지역에 각각 38만 발의 지뢰가 묻혀 있고, 민통선 이남에 약 5만 개, 후방 군사지역 인근에도 9,000여 개가 묻혀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지뢰로 인한 사망·부상자가 한국 민간인만 2,000여 명에 이른다. 남북한은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DMZ 지뢰 제거에 합의하고 약 한 달간 공동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4월 4일은 유엔총회가 2005년 선언한 '지뢰 인식과 지뢰 제거 활동 국제 지원의 날'이다. 지뢰라는 보이지 않는 살상의 장벽이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교통-소통-개발-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는 현실을 환기하고, 잔존 지뢰를 제거하는 데 인류가 협력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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