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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北 ICBM 대응, 호떡집 불난 듯 안 한다"… 문제는 대응 카드

입력
2022.03.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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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억제' 중심 차분한 대응 강조하나
중러 비호, 한미 정상회담 개최 등 난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미의 최대 의제는 북한 도발 대응, 단 기조는 차분하게.’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놓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세운 원칙이다. 향후 한미 정상 간 논의에서 양국 협력 문제보다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 외에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당장 한미의 일치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부터 시간에 쫓기는 형편이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27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핵심 의제는 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고, 양국의 확장억제를 강화시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떡집에 불난 듯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어 “우리가 원칙을 갖고 핵심 동맹과 조율된 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이 24일 ICBM 발사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ICBM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다양한 선택지를 거론하고 있다. 우리 패를 섣불리 내보여 소진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며 장기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달리 보면 ‘한미가 쓸 카드가 많지 않다’는 뜻도 된다. 북한이 가장 뼈 아파할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부터 여의치 않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1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당시엔 즉각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2371호)으로 응수했으나, 이번엔 중국과 러시아에 가로막혀 변변한 언론성명 하나 내지 못했다.

동맹 차원의 공동 대응 역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일례로 국민의힘 등 보수층 일각에선 북한에 맞서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민감한 한일관계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인수위 관계자도 “3국 안보협력을 군사협력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일 군사협의체’는 검토 대상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남는 것은 윤 당선인이 줄곧 강조해온 ‘한미 확장억제’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유명무실해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실질적 가동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다만 이마저도 5월 말 개최가 유력하던 한미 정상회담이 최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큰 틀의 구상을 구체화할 무대를 언제 마련할 지조차 기약할 수 없다.

인수위도 겉으론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날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인수위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무산될 경우 윤 당선인이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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