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닻 올린 민주당 박홍근호... "여야 협력은 윤석열 하기에 달렸다"

입력
2022.03.25 19:22
수정
2022.03.25 19:30
6면
구독

인사 갈등에 "규정 지키면 될 일"
국민의힘 견제로 '강한 야당' 방점

박홍근(오른쪽)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축하 난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홍근(오른쪽)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축하 난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5월 10일 이후 172석 거대 야당의 원내사령탑' 자리를 예약한 박홍근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임기 첫날인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본격적으로 각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강한 야당'이 될 것임을 거듭 선언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협치는 윤 당선인 하기에 달렸다"고 했다.

"법조인으로서 법 지키고 규정 지키면 될 일"

박 원내대표는 취임 축하 난을 들고 국회를 찾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만났다. 첫 만남부터 '은근한' 불꽃이 튀었다.

비공개 회동에서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인사권 갈등을 겨냥해 "(윤 당선인이) 법조인으로서 법을 제대로 지키고 규정을 지키면 될 일"이라며 "정무적 고려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사권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원내대표는 또 "격의 없이 두 분이 직접 만나면 많은 부분이 풀릴 텐데, 국민들을 오히려 걱정시키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윤 당선인 측의 '인사권 사전 합의' 요구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장 비서실장은 "민주당을 늘 존중하고 의논 드리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 당선인도 국회 민주당과 늘 소통하고 경청하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할 것"이라면서 윤 당선인이 박 원내대표에게 식사 초청한 것을 공개했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 속으로 뛰어들자는 저희 취지에 민주당도 동감할 것"이라며 집무실 이전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홍근 "윤석열 당선인에게 소통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자격으로 이날 처음 참석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여야가 얼마만큼 협력하는가는 전적으로 윤 당선인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또 "무능과 독선, 불통, 부정부패 등 국민의힘 정권의 잘못은 따끔하게 지적하되, 잘한 일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해주고 필요한 일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4일 윤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과 안보만큼은 여야가 없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을 테니 국회와 적극 소통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박 원내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 원내대표는 "개혁과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하며,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피해호소인 호명'에 사과

박 원내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2차 가해자라는 논란이 거듭 부각되자 진화에 나섰다. 박원순계인 박 원내대표는 박 전 시장의 장례위원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고, 당시 서울시와 장례위는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불렀다. 박 원내대표는 "충분히 고려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한 발언에 대해선 잘못된 용어 선택이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누구도 무엇이 사실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제가 '2차 가해를 하지 말라'고 호소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로 진성준 의원을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박찬대 의원을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 각각 임명했다.



강진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