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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소속 공무원 115억 횡령, 단독 범행" 결론

입력
2022.03.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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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중징계 요구… 재발방지책 발표
"시설 건립 차질 없게 기금 보전·피해액 환수"
이달 29일 서울동부지법서 첫 공판 예정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씨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씨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는 소속 공무원 김모(47)씨가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사건을 자체 조사해 김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서울시에 중징계를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강동구는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도 내놨다.

강동구가 이날 발표한 사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청 7급 공무원인 김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강동구청에 입금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분담금 115억 원을 횡령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기금결산보고서에 이미 납부된 분담금을 받지 않은 것처럼 문서를 위조하거나, 팀장 결재를 고의로 누락하고 과장 명의로 무단 결재하는 등의 수법으로 상급자들을 속였다.

강동구는 이번 사건을 공모자나 조력자가 없는 단독 범행으로 판단했다. 구는 서울시에 김씨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으며 관리감독 소홀 등 비위 관련자 13명도 책임 경중에 따라 징계 조치를 할 방침이다.

강동구는 투명한 기금 관리를 위해 이달부터 '기금 수입 전용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새 시스템은 기금 외부 재원이 별도 공금계좌를 경유하지 않고 구 금고로 직접 수납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는 자원순환센터 건립에 차질이 없도록 2024년까지 매년 예산 절감과 세출 조정을 통해 기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이달엔 추경을 통해 14억 원가량을 기금에 넣을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횡령액에 대한) 추가 환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동구는 올해 1월 기금 횡령 비리신고를 접수해 김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직위해제 했다. 강동경찰서는 김씨를 구속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공문서 위조, 위조공문서 행사,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5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횡령한 돈으로 주식 투자로 생긴 개인 채무를 갚고 주식으로 돈을 벌어 원상태로 메워 놓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이 지난달 21일 김씨를 기소하면서 이달 29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린다.

김재현 기자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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