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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는 줄 알았는데..." 오미크론 정점, 스텔스로 미뤄지나

입력
2022.03.23 1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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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재확산 양상

23일 오전 서울의 한 이비인후과 대기실이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서울의 한 이비인후과 대기실이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로 인한 정점 도달 시기가 또 늦춰질 분위기다.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기존 오미크론 대비 전파력이 30% 높은 BA.2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 세계적으로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유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좀 더 길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확진 다시 50만 명 육박… "유행 4월 초까지 이어질 것"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만881명으로, 지난 17일 55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규모 자체는 커도 증가세는 꺾이는 것 같다던 방역당국도 신중 모드로 전환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증가세가 정체되던 상황에서 다시 조금 늘었다"며 "신속항원검사 확진자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통계가 분산되기 때문에 이번 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 방역 당국이 이번 주를 정점 시기로 예측한 바 있는데, 아직 정점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변수는 스텔스 오미크론이다. 오미크론 유행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던 유럽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은 2월 말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400명 밑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1,300명까지 3배 이상 치솟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3월 초 저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월 중순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던 독일도 3월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며 최근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전 국민의 20~30%가 감염된 국가들은 재유행을 겪고 있어 40% 이상은 돼야 유행이 끝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2번에 나눠 유행을 겪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한꺼번에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4월 초까지 30만~40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약국에서는 코로나 상비약으로 알려진 해열제와 종합감기약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서울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종합감기약이 다 팔린 후 텅 빈 선반을 가리키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약국에서는 코로나 상비약으로 알려진 해열제와 종합감기약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서울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종합감기약이 다 팔린 후 텅 빈 선반을 가리키고 있다. 뉴스1


고위험군도 '일반관리군'으로 선택 가능

대규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고위험군 관리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 하지만 의료체계엔 여력이 없다. 모두 한계에 이르러 병원, 구청, 보건소 어느 한 곳 원활하게 돌아가는 곳이 드물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25일부터는 6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도 일반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이 된 경우, 본인 선택에 따라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고위험군 중에선 본인이 다니던 병의원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고, 그러면 좀 더 빨리 처방받을 수 있어 사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대응이 더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의도대로 되려면 의원급에서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집중관리군 숫자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우려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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