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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느와르 영화, 왜 '구시대의 아이콘'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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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릉'부터 '뜨거운 피'까지 꾸준히 조폭 소재 영화가 극장가를 찾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 '범죄와의 전쟁' 등 90년대 조폭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크게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구시대스럽다"는 지적만 받는다. 범죄를 일삼는 조폭들에 대해 미화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내부자들'부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 암흑가를 다룬 국내 영화들은 통상적으로 조폭을 조명해왔다. 그러나 달라지는 흐름 속에서 대중의 태도도 변화했다. 조폭 소재 영화가 더 이상 장르적 재미와 신선함을 선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조직의 암투는 장르적 결합에서 유독 많이 나오는 소재다. 조직과 조직의 싸움 혹은 조직과 개인의 싸움이 수도 없이 포장됐다. 주먹 속에 오가는 카타르시스도 있겠으나 짧은 유흥으로만 소진되는 것이 문제다. 거칠고 투박한 표현 속 새로운 그림이 나오기는 어렵다.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도 이젠 식상하다. 특히 부산과 강릉 등 주로 지방을 소재로 한 느와르 영화가 많았기 때문에 특별함 보다는 익숙함이 더 느껴진다. 마약 혹은 성범죄 등으로 나열되는 조직의 이면은 뻔한 소재가 됐다.
더 이상 느와르 영화의 흥행 공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일까. 조폭들의 의리에서 교훈이나 메시지를 선사하긴 어렵다. 그저 킬링 타임용 콘텐츠에 그친 것이 지금의 조폭 소재 영화들이 맞닥뜨린 한계점이다. 과장된 조폭들의 그림은 미화 혹은 우상화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그들이 외치는 의리와 욕망이 이 시대에 무슨 의미를 남길 수 있는지 물음표만 남는다.
가장 큰 문제는 보는 이들의 피로감이다. 유혈이 낭자한 그림에 관객들은 여운을 느끼기 어렵다. 잔혹하면서도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늘상 이어지는 대목이다. 권력을 두고 다투는 모습, 또 날것이 느껴지는 액션도 과거보단 덜하다. 화려한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쏟아지면서 관객들의 기준이 더욱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영화 업계는 아직까지 액션 장르에 대한 수요를 감안, 더 강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눈치다.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바른손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영상 콘텐츠의 장르적 다양성을 도모하겠다면서 액션 장르 공모전을 개최했다. 다만 OTT로는 아직까지 마니아들의 니즈가 존재한다. 넷플릭스는 '낙원의 밤'과 '마이네임' 등에서 조직 내부 암투를 다룬 바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뜨거운 피'는 3만 5,24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4일 2만 4,700명으로 관객수가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극장 전체 관객수가 줄어들면서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작품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조폭 느와르물이다. 공권력의 개입이나 화려한 액션신은 지양했다. 오롯이 인물의 서사와 감정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로 등단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천명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스토리로 차별성을 꾀했다. 천 감독은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더 사실적이고 진짜인 건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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