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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픽] 양도세 깎아주면 다주택자 집 팔까?… "매물 적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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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박일근 논설위원이 살아 숨쉬는 우리 경제의 산업 현장과 부동산 시장을 직접 찾아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겠다고 공약함에 따라 과연 시장에 매물이 얼마나 나올지가 관심사다. 사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주택자가 갖고 있는 재고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신도시 건설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실제 주택 공급까진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3채 이상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양도세는 기본 세율(45%)에 30%포인트를 더해 중과된다. 지방세(양도세의 10%)를 포함하면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없었던 이유다.
윤 당선인은 이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최대 2년간 유예하고 기본 세율(6~45%)만 매겨 차익 실현 욕구가 큰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거래의 숨통이 트이고 공급이 늘면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도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더 넓어진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선진국에서도 보유세는 높이되 거래세를 낮추는 게 조세 방향”이라며 “양도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재고 주택이 시장에 나오도록 하면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도 매물 출회는 많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양도세만 완화하는 게 아니라 종부세 등 전반적인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이 줄어들 경우 버티기로 갈 공산도 크기 때문이다. 사실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위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는 의무임대기간 8년 동안 팔 수도 없다.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증여를 택한 다주택자가 많아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과 유예 2년이 지난 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변수다. 계속 연장될 것으로 보는 집주인이 많아지면 급하게 매물을 내놓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양도세 중과 유예는 갈아타기 수요만 자극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없잖다. 양도세 부담이 줄어도 다주택자들이 내 놓는 물건은 상급지의 가장 좋은 주택이 아니라 외곽이나 주변부 주택일 가능성이 높다. 대신 강남이나 한강변 똘똘한 한 채 수요는 더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집값은 못 잡고 부자 감세만 해줬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는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라 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협조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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