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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종양 제거 수술 후 하이펙(HIPEC) 치료하면 사망 위험 47% 감소

입력
2022.03.23 12:18
수정
2022.03.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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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교수팀, 184명 대상 연구 결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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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난소암 환자가 종양 제거 수술 후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HIPECㆍ하이펙)'을 시행하면 사망 위험을 47%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명철·박상윤 국립암센터 교수팀이 3, 4기 진행성 난소암 여성 184명을 하이펙 치료 실험군(92명)과 대조군(92명)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실험군 환자가 대조군 환자보다 재발 위험은 40%가 줄었고, 사망 위험은 47% 감소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공식 학회지인 ‘JAMA Surgery’ 2022년 3월호에 실렸다.

난소암은 수술 후 항암 치료, 표적 치료, 면역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행해도 생존율이 높지 않다. 특히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도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50~80% 정도가 재발해 '여성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독한' 암이다.

그런데 진행성 난소암의 경우 ‘종양감축술 후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HIPECㆍ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ㆍ하이펙)’을 시행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하이펙은 개복 후 난소암 덩어리를 잘라낸 뒤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환자의 복강에 고온(42도 정도)으로 가열한 항암제(마이토마이신)를 90분 정도 직접 뿌려줘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치료법이다.

암세포가 일반세포보다 열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온열요법과 전통적 항암제 치료법을 수술과 접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수술법’이다. 난소암에 쓰이는 항암제(파클라탁셀)의 1,000배 효과를 보인다. 하이펙은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10시간 이상 걸린다.

연구팀은 3, 4기 진행성 난소암 여성 92명 중에서 선행 항암화학요법 후 종양감축술을 시행한 뒤 잔류 종양이 1㎝ 미만인 경우 무작위로 하이펙 수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ㆍPFS)의 중앙값이 15.4개월에서 17.4개월로, 전체 생존 기간(Overall SurvivalㆍOS)의 중앙값이 48.2개월에서 61.8개월로 길어졌다.

재발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비(Hazard RatioㆍHR)는 각각 0.60(재발 위험 40% 감소), 0.53(사망 위험 47% 감소)으로 하이펙 수술을 받은 환자 예후가 향상됐다.

박상윤 교수는 “난소암의 HIPEC 적용에 대한 안정ㆍ효과성을 입증하기 위해 10여 년간 연구해 이번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번 연구로 저비용 하이펙 시행 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고, 특히 장기 생존율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임명철 교수는 “하이펙으로 난소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임상 연구를 비롯해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국내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백금 저항성 재발성 난소암 임상 연구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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