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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동거녀 딸 성폭행·살해 30대… 검찰 "화학적 거세해야"

입력
2022.03.23 12:15
수정
2022.03.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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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전고법서 항소심 첫 재판
검찰 "반성 의문… 원심 형 가벼워"
재판부, 다음 공판서 피고인 신문

지난해 6월 생후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 살해한 양모(30)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생후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 살해한 양모(30)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30대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화학적 거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정정미)는 23일 오전 아동학대 살해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30)씨와 피해 아동의 친모 정모(26)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동거녀 정씨의 딸을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집 안 화장실에 보름 넘게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는 생전 피해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양씨와 함께 숨진 딸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씨와 정씨는 이날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1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고 성충동 약물치료(일명 '화학적 거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양씨는 친딸로 생각하던 20개월 여아를 추행 강간하고 잔혹하게 폭행 살해한 것도 모자라 범행 직후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겼다"며 "진정한 반성을 하는지 의문스럽고 대화 내용 등을 볼 때 비정상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이날 모두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직접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대한 사건인 만큼 피고인들 입장을 듣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숙의가 필요해 한 차례 기일을 더 가져야 한다"며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후 재판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재판은 다음 달 13일 오후 속행될 예정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양씨에게 징역 30년, 정씨에게 1년 6월을 각각 선고했다. 특히 양씨는 정신감정 결과 재범 위험성이 높고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PCL-R(Psychopathy CheckList Revised·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검사에서 40점 만점 중 26점을 받았다. 이 검사에서 25점 이상 받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데, 사형선고를 받은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이 각각 38점과 27점을 받은 바 있다. 양씨는 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에서도 반사회적 성향에 성적 습벽 이상이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대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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