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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尹 취임덕' 공론화... "의례적 허니문은 없다"

입력
2022.03.23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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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역대 최소 격차 ②일방통행 ③낮은 국정기대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꼬집으면서 한 말이다. 정권 말에 나타나는 권력누수 현상을 이르는 레임덕에 빗대, 윤 당선인의 무리한 이전은 취임도 하기 전에 국정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민주당이 새 정부와의 의례적인 허니문을 생략한 채 공세를 퍼붓는 배경에는 기싸움 차원 외에 실제 취임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윤 당선인이 ①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소 격차(24만7,077표·0.73%포인트 차)로 당선된 데다 ②무리한 집무실 이전 추진으로 비판 여론을 자초했고 ③국정 기대감이 역대 어느 대통령 당선인보다 낮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①0.73% 신승으로 '불안한 출발'

윤 당선인이 3·9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사실은 민주당에 역공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윤 당선인(득표율 48.56%)이 아닌 후보에게 표를 준 이들이 과반인 데다, '소통'을 명분으로 한 이전 추진이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 당선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다.

3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대전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환경도 172석을 갖춘 민주당이 허니문 대신 확실한 견제를 택하도록 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상 당선 직후에 권력이 가장 세다고 하지만, 윤 당선인은 그 힘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②졸속·불통이 '집무실 이전' 동력 약화

윤 당선인이 공약 이행 '1호 과제'로 민생과 거리가 먼 사안을 택한 것도 비판 여론을 자초했다. 더욱이 '광화문 대통령'이란 대선공약이 용산으로 갑자기 바뀌는 과정에 대한 설득도 부족했다. 윤 당선인이 20일 집무실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광화문 대통령' 공약을 "시민들에게 거의 재앙 수준"이라고 자인한 것도 '졸속 추진'이라는 여론의 불신을 강화했다.

게다가 공간을 내줘야 하는 국방부를 포함해 전문가 그룹에서도 집무실 이전에 대한 속도조절론이 제기됐고, 국민 다수가 집무실 이전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행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청와대가 '5월 10일 집무실 용산 이전'을 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윤 당선인의 '강한 추진력'에도 상처가 났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정말 취임덕에 빠진다면 윤 당선자와 국민의힘이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민주당 재선의원은 "윤 당선자의 적은 윤 당선자"라며 "민주당이 견제할 필요도 없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③점점 낮아지는 새 정부 국정기대감

취임 전부터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민주당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진행한 10, 11일 조사에서 '윤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답변은 52.7%였다. 기대감이 낮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64.4%)보다 낮은 수치다.

14~18일 조사에서는 국정 수행 기대감은 49.2%로 가라앉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당선인 지지율이 40%대도 처음 봤고, 임기말 대통령 지지율이 40%도 처음 봤다"고 밝혔다. 미래권력인 윤 당선인의 지지율을 임기 말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비교해 비꼰 것이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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