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에 해체 위기 벗어난 기재부...인수위 전면 포진하며 존재감

입력
2022.03.23 04:30
인수위 파견 현직 공무원 중 기재부 6명 가장 많아
인수위 7개 분과 중 2개 분과 간사도 기재부 출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때 해체론에 시달리기도 했던 기획재정부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면에 포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경제 정책과 예산 담당 인사가 대거 배치된 만큼, 윤 당선인이 공언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한 코로나19 피해 지원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22일 인수위에 따르면 184명의 인수위원 중 정부에서 파견 온 현직 공무원은 전문·실무위원 56명이다. 그중 기재부가 6명으로 가장 많은 수의 국·과장을 파견했다. 분야별로는 △경제 정책 2명 △세제 1명 △예산 3명이다. 다른 부처는 파견자 수가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 시절보다 줄었으나, 기재부는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

인수위에 파견되는 부처 공무원의 규모로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에선 기재부의 권한이 보다 막강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폐지하겠다고 밝힌 여성가족부에서 인수위에 파견한 공무원이 한 명도 없는 것과도 대조된다.

인수위 7개 분과에서 기재부 출신이 2개 분과 간사를 맡게 된 것도 기재부 역할 확대론을 뒷받침한다. 경제 정책 밑그림을 그릴 경제1분과 간사로는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이, 경제·외교안보·과학기술 등 6개 인수위 분과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 분과 간사로는 기재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선임됐다. 이들은 벌써부터 차기 정부의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차기 정부에서 기재부가 보다 중용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기재부의 몸집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인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이원 체계가 비효율적이라는데 여야 모두 공감하는 만큼 경제부처 개편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중에서 금융위원회의 금융 정책 기능을 기재부가 흡수하는 방안이 주요 방법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의했을 정도다.

다만 국내외 경제·금융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대적인 개편은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한 재정경제원이 들어섰으나, 외환위기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여전한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1,800조 원까지 치솟은 가계부채와 대출 규제가 한국사회의 뇌관으로 떠오른 만큼 금융당국의 인수위 파견 인원도 박근혜 정부 인수위(1명) 때보다 2명 더 늘어 3명으로 확대됐다. 금융위에선 대출 총량 규제 등을 담당한 공무원 2명이, 금감원에선 가계부채 정책을 담당한 국장급 공무원이 이명박 인수위 이후 14년 만에 파견됐다.


세종= 변태섭 기자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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