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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구 사저, 보수세력 '친박 선명성' 각축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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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지지자와 활동가들이 주말마다 모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면의 사저. 이곳이 '보수 세력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보수 진영 여러 세력들이 서로의 선명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각축장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22일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신병 치료 중인 박 전 대통령은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사저로 입주한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 시 서울 병원에서 인사말을 한 후 사저에 도착해서도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사저는 박 전 대통령 부재 시에도 수많은 지지자와 활동가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곳이다. 18일 열린 환영회 행사에는 궂은 날씨임에도 600여 명의 지지자와 보수 인사들이 운집했는데,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이 이곳에 머무르면 그 인파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전 대통령 사저가 보수 진영의 '세력 결집' 또는 '세 과시' 역할을 하는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사저 인근에서 보수 지지자 사이의 충돌이 빈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곳이 보수의 성지가 아닌 세력 다툼의 장으로 변화할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간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거나 인파가 몰리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지자끼리 목소리를 높이고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박 전 대통령 환영회가 열린 18일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참석해 연단에 오르자 "황교안이나 윤석열이나 똑같다, 뭘 잘했다고 여기 왔나"라는 강성 지지자들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목소리가 높아지며 주먹다짐 일보직전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끼리 욕설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보수 지지자끼리의 다툼은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 계약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대선 전인 지난달 13일에도 한 유튜버가 사저 인근에서 "박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을 절대로 찍어주지 맙시다"라고 고함을 지르다가 "도대체 누굴 찍자는 말이냐"는 70대 지지자와 말다툼을 벌였다. 선거 기간 사저 앞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박근혜서포터즈가 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환영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저를 찾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는 "여기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하고 편안한 노후를 바라는 마음인데, 일부에서는 입주 전부터 친박(親朴) 선명성 다툼을 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잘못하면 사저가 보수 갈등의 진원지가 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귀향 후 자신의 사법처리에 관여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를 보면, 앞으로 대구 사저가 보수 진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성공을 비는 메시지라면 갈등이 잦아들 수 있지만, 그를 탓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는 경우 보수 진영 내 '친박'과 '친윤' 사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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