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서 마스크 벗고 김밥 먹는 '무개념' 승객, 기사가 말렸더니...

'조수석' 승객, 양해 구하지 않고 음식 먹어
기사 제지하자 하차한 후 요금 안 내
승객, "요금 달라"는 기사에 김밥 내던져
'봉변' 기사 경찰 신고 후 승객 요금 지불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택시기사가 밀폐된 차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아무렇지도 않게 김밥을 먹는 승객에게 자제를 당부했다가 도리어 승객이 내던진 김밥에 맞는 봉변을 당했다. 택시요금도 지불하지 않고 가려던 승객은 경찰에 신고하는 운전자의 목소리를 듣고 뒤늦게 요금을 내기도 했다.

2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택시에서 먹지 말라고 했다가 승객한테 삼각김밥으로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15일 밤 11시쯤 택시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면, 운전석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은 양해를 구하지 않고 갑자기 마스크를 벗은 후 삼각김밥을 꺼내 먹기 시작한다. 택시는 밀폐되고 내부 공간이 좁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은 '3밀' 위험지대인데도 승객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계속 음식을 먹는다.

불편했지만 별다른 얘기가 없었던 기사는 취식이 1분가량 이어졌을 때 "조금 이따 먹으면 안 돼요? 마스크 좀 끼고"라고 말한다. 이어 기사는 "마스크 없어?"라며 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얘기한다.

그러자 손님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내려달라고 요구했고, 차량이 서자 차비도 안 주고 하차한다. 기사가 "차비를 주고 내리라"며 옷을 잡으려 했는데, 그 순간 승객은 욕설과 함께 먹다 남은 삼각김밥을 있는 힘껏 기사를 향해 던져버린다.

기사는 뚜벅뚜벅 걸어가는 승객 옆으로 서행하며 전화로 경찰에 신고했고, 그 소리를 들은 승객은 "택시 요금을 주겠다"며 기본요금 3,300원을 결제한다. 그러고는 "결제했습니다. 내일 경찰서에서 봅시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영상을 제보한 택시기사 동료는 진행자인 한문철 변호사 측에 "승객은 30세 전후로 보였고, 기사는 45세"라며 "기사가 다친 데는 없지만, 직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존심도 상하고 너무 화가 난다"는 메일도 보냈다.

"운전자 폭행, 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 낼 수도"

유튜브 '한문철TV' 캡처

한 변호사는 승객의 잘못에 무게를 뒀다. 특히 김밥을 짚어던진 것이 단순 폭행보다 더 무거운 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택시기사가 주차 브레이크를 밟고, 요금계산까지 마쳤다면 차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승객은 요금을 계산하지도 않고 문이 열린 상태에서 김밥을 던졌다"며 "아직 운행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폭행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전자폭행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낼 수 있다. 합의되더라도 처벌받는다"며 "만약 기사가 다쳤으면 (가해자인 승객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벌금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사가 '손님 마스크 좀 착용하세요'라고 하지 않고 '마스크 없어'라고 반말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대부분 "승객이 원인도 제공했고, 먹기 전 동의도 얻지 않았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hidd*****), "만약 저 승객으로 인해 코로나 확진으로 운행 못 하면 그 책임 누가 집니까? 빌미를 제공한 무개념 승객이 전적으로 처벌받아야 할 듯하네요"(ter****), "코로나 시국에 진짜 진상이네요"(김***)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으면 최소한 사람으로서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게 먼저지. 기사님 선처하지 마세요. 저 청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교육시켜줘야 합니다"(diego*********)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 변호사의 입장에 동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기사 대응 방식과 반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들은 "참다 참다 말하면 격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죄송합니다. 택시에서 드시면 안 됩니다'라고 경고를 주셨으면 좋았겠네요"(반*), "첨에 먹으려고 할 때 좋은 말로 제지했으면 됐을 일이지"(아린이***), "상황 대처를 잘 했어야지, 김밥 먹기 전에 좋게 말해서 상황 정리를 하든가, 비닐 벗기고 먹는 도중에 반말로 틱틱 대면서 말하면 기분 안 좋죠. 결과적으로는 김밥 먹은 사람과 대처한 사람 둘 다 똑같다"(나**)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