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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가짜뉴스·선동" 국민의힘 '靑 용산 이전' 여론전 올인

입력
2022.03.21 17:30
수정
2022.03.21 17:3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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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공백·비용 과다·추가 규제 지적 일축
일방적 '尹 당선인 감싸기'에 역풍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자 국민의힘은 21일 총력 방어에 나섰다. 집무실 이전이 안보 공백을 초래하고 천문학적 예산을 필요로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가짜뉴스', '선동'으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여론전에 착수했다. 고도 제한 등 용산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에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 민심 수습에 나섰다. 집무실 이전에 '졸속'이나 '부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면, 취임 전부터 윤 당선인의 국정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①軍 서열 1~3위, 동시타격? "가상 시나리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일제히 반박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의원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 수뇌부(국방부 장관·합참의장)가 한곳에 있으면 적의 최우선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가상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유사시 다 지하벙커에서 지휘를 하지 않느냐"며 "대공 방어시스템과 지하 지휘소가 잘 갖춰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연쇄 이동 과정에서 대북 대응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에 "국방부가 이전하기 때문에 안보 공백이 있을 거라고 한다면, (군)부대는 이동하지 말고 한 장소에서만 싸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②용산 이전에 1조 원? "광우병 생각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집무실 이전에 1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거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윤 의원은 "500억 원도 안 되는 이전 사업에 1조 원이 든다고 하는데 광우병 (시위) 때가 생각난다"고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벌어졌던 2008년 광우병 사태에 빗대 민주당의 주장을 '근거 없는 선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국방부가 청사 이전 시 5,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인수위에 보고했다는 보도에도 "국방부 추산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윤 당선인이 밝힌 추산 비용) 496억 원은 전문가들이 뽑은 것"이라며 "(이전하더라도) 신축하는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1조 원 추산은 합참과 국방부 청사 신축을 전제한 '뻥튀기 계산'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합참의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 이전 비용으로 책정된 1,200억 원에 대해서도 "과하게 잡혀 있다. 600억~700억 원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③용산에 고도 제한? "추가 규제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으로 반환되는 미군부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으로 반환되는 미군부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김 대변인은 이날 고도 제한 등 용산 이전에 따른 추가 규제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용산정비창, 용산국제업무지구, 한강변 재건축 등 용산 일대 각종 개발 사업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윤 당선인이 임시 관저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용산으로 출퇴근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교통 불편과 관련, 윤 당선인 측은 “상습 정체 지역인 삼각지역을 피해 가급적 우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일부에선 윤 당선인을 감싸기 위한 대대적인 여론전이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권 초에는 통합의 어젠다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찬반이 뚜렷한 의제를 내세우면서 국정 동력이 다소 훼손되고 있다"며 "용산 이전 논란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코로나19 등 민생 이슈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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