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월 도발' 예열하나... 한미훈련에 "승냥이 정체 드러낸 적대적 망동"

입력
2022.03.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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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태양절 겹쳐 ICBM 도발 등 주목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4월 도발'을 암시하는 신호를 거듭 발신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을 빌미 삼아 대남 비난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다. 한미훈련이 시기적으로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4월 15일)과 맞물려 있어 무력시위를 염두에 둔 예열 작업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1일 "남조선 군부 고위 관계자가 북침합동군사연습을 강도 높게 벌일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마침내 승냥이의 정체를 드러낸 적대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동족에 대한 온갖 군사적 적대 행위에 매달려온 것이 다름 아닌 남조선 군부 패거리"라며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경거망동은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전날 "군부 호전세력의 무분별한 대결과 북침전쟁 책동으로 하여 조선반도 정세는 전쟁 위험이 최극단으로 치닫는 엄중한 국면에 처했다"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이 다음 달 18~28일 중 한미훈련을 시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맞대응 차원의 도발을 암시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의 비난이 심상치 않은 이유는 또 있다. 북한은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규정하고 이번 태양절을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태양절을 전후로 군사력 과시와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한 고강도 도발이나 열병식 개최가 예상된다. 태양절이라는 잠정적 도발 시점을 정해둔 가운데 한미훈련을 이유로 도발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 정세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이어 전날 서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했다.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는 최근 6,000명 이상의 병력이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을 가리키는 여러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세 불안감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정찰위성 발사로 포장한 ICBM '화성-17형'의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 실시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정치 일정이 집중된 4월에 정치·군사적 성과를 피력할 필요성이 크다"며 "한국에서도 새 정부가 구성되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대규모 열병식을 비롯한 군사위성 발사, 화성-17형 시험발사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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