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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분기 전기료 인상 발표 돌연 연기... 윤 당선인 공약 영향 받나

입력
2022.03.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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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조정단가 공개 하루 전 연기
윤석열 '인상 백지화' 공약 영향 분석
인수위·산업부 협의 거쳐 최종 결정 전망

한국전력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 연기한 20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 연기한 20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이 21일로 예정됐던 2022년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공개 일정을 20일 돌연 연기했다. 4월 인상 백지화를 주장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과 맞물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4~6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해 이달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한전은 이날 “산업부로부터 2022년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조정단가 산정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이며 “추후 그 결과를 회신 받은 후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확정하도록 의견을 통보 받았다”고 공지했다.

당초 한전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대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을 예고한 것과 관련, 21일 홈페이지에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누적된 적자로 허덕이던 한전은 올해 적용할 기준연료비를 4ㆍ10월 두 차례에 걸쳐 킬로와트시(㎾h)당 4.9원씩 총 9.8원을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h당 2원씩 인상할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21일 발표될 2분기 전기요금에는 예고했던 인상분 6.9원과 한전이 산업부에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분 3원까지 더해져 총 9.9원까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발전 원가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 연동제 취지를 감안하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 등 원료비가 급등하면서 전기료 인상을 더 미룰 경우 한전의 영업손실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전기료 인상론에 힘을 보탰다. 한전은 지난해 5조8,60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대로 가다간 올해 20조원대 적자를 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따라서 한전이 이날 전기료 인상 발표를 전격 연기한 건 윤석열 당선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인수위는 이날 오후에서야 파견 공무원 명단을 산업부에 통보했는데, 파견자 중 한 명이 전기요금 실무를 다루는 전력산업정책과장이다. 전기료를 인상할 경우 윤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4월 전기료 인상 백지화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산업부 파견 공무원이 인수위와 함께 검토한 후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2분기 전기료 인상 여부는 이달 말까지 결정돼야 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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