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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집무실부터 옮기자? 합참 이전·관저 신축 등 '장기 과제'는 "나중에"

입력
2022.03.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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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과제는 전부 취임 뒤로
① 군 서열 1~3위 동거, 안전 우려
② 합참·국방부 세부 이전안 없어
③ 관저·영빈관 신축 여부 미결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바로 국방부 청사에 입주해 근무를 시작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용산시대’를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취임식까지 남은 50일 동안 △국방부 조직의 합동참모본부 이전 △청사 리모델링 △대통령실 입주 등 모든 이전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초유의 속도전이다.

합참은 남태령, 국방부는 과천? 尹측 "글쎄..."

문제는 그다음이다. 집무실 이전에 따라 군(軍)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각각 군정 및 군령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즉 ①군 서열 1~3위가 원치 않은 ‘동거’를 하게 된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일하면서 연합사령관과는 비행기ㆍ헬기도 같이 타지 않았다”고 했다. 신변 안전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안보상 취약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대책에는 입을 닫았다.

이처럼 지나친 속도전에 따른 해결 과제는 수두룩하다. 윤 당선인은 ②합참 청사에 대해서도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해 전쟁 지휘본부가 있는 남태령으로 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바로 이전한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역시 중장기 과제라는 것이다.

또 미국 백악관을 벤치마킹했다면서도 ‘백악관과 펜타곤(국방부 청사)은 분리돼 있다’는 지적에 “국방부는 정책 기관이라 펜타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③“장기적으로 국방부도 과천 같은 곳에 시설을 제대로 만들어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많이 있지만, 지금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관저 신축 "검토 안 해" or "지을 수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④관저 문제도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관저로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고쳐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무실까지 출퇴근은 교통을 막을 경우 차량으로 3~5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일단 관저 리모델링과 경호시설 마련에 25억 원이 든다고 했을 뿐, 신축에는 말을 흐렸다. 그러나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말을 했다. “지금은 신축을 검토하지 않겠지만, 출퇴근이 교통 불편을 야기하면 집무실 근처에 관저를 짓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검토가 있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빈 행사 등을 치르는 ⑤영빈관을 새로 지을지 말지도 모호하긴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 측은 당분간 국방부 청사의 컨벤션홀을 활용하되, 부족할 경우 국민에게 개방할 청와대 영빈관을 빌려 쓰는 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윤 당선인이 “워싱턴에 있는 블레어하우스 같은 것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신축 카드를 입에 올렸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용산 집무실과 한남동 관저, 현 청와대 영빈관까지 다 사용하겠다는 당선인의 구상을 맞추려면 예산이 지금의 2~3배는 족히 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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