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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집무실 모델은 백악관... 대통령·참모·언론이 한 건물 쓴다

입력
2022.03.20 17:40
수정
2022.03.20 22:4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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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시대’를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벤치마킹하는 건 미국 백악관이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①대통령 집무실 주변의 시민공원화, ②백악관 ‘웨스트윙(West wing)’ 같은 수평적 집무실.

①은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들인 뒤 청사와 연결된 용산 미군기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실현하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북악산을 끼고 있는 구중궁궐 구조의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②는 윤 당선인과 대통령실 직원들이 한 건물에서 일한다는 취지로, 이를 위해 국방부가 쓰고 있는 국방부 청사 10개 층을 한꺼번에 비우고 입주할 계획이다. 집무실 건물 1층엔 프레스센터를 만든다.

'청와대(靑瓦臺·Blue House)'라는 말은 없어진다. 대통령 집무실의 새 이름은 국민공모 등을 통해 정한다.

집무실 앞은 공원… “산책하며 대통령 일하는 모습 볼 수 있다”

'용산 시대'를 열게 된 새 대통령실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계획을 확정하면서 공개한 조감도.

'용산 시대'를 열게 된 새 대통령실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계획을 확정하면서 공개한 조감도.

윤 당선인이 20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조감도에 따르면, 새 집무실 앞뜰엔 잔디가 깔린 거대한 공원이 조성된다. 미국 워싱턴DC 대로변의 백악관처럼, 대통령이 일하는 곳을 국민들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윤 당선인은 “최소한의 범위에만 낮은 펜스를 설치하겠다”면서 “잔디밭에서 결혼식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용산 미군기지는 전체 반환 예정 부지(203만㎡)의 약 10%인 21만8,000㎡ 정도만 반환된 상태다. 올해 안에 50만㎡까지 돌려받아 공원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윤 당선인 측은 공언했다.


집무실 바로 옆에 참모 사무실, 국무회의실… “밤새 토론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며 조감도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며 조감도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악관 웨스트윙에는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와 국무회의실인 캐비닛룸, 부통령실과 비서실장실, 국가안보보좌관실 등 참모진 사무실이 전부 모여 있다.

윤 당선인 측도 국방부 청사 3층에 대통령 집무실과 참모진 사무실,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회의실 등을 나란히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민관 전문가와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분야별 민ㆍ관 합동 위원회 사무실도 같은 건물에 마련된다. 윤 당선인은 "1층엔 프레스센터를 두고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 대통령 가족 생활 공간인 관저, 참모진이 일하는 비서동(여민1ㆍ2ㆍ3관),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등이 모두 떨어져 있다. 이 같은 공간 분리는 ‘불통’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을 여민관으로 옮겼다.

윤 당선인은 “최고 지성들과 공부하고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회의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최근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이제 역사 속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모습. 뉴시스

청와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60년 윤보선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관저 건물인 '경무대'의 이름을 ‘푸른 기와집’을 뜻하는 청와대로 바꾼 지 62년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제 청와대는 없다"며 새 대통령 집무실 명칭을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5월 10일부터 완전 개방

윤석열 정부 첫날인 5월 10일부터 청와대를 완전 개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윤 당선인은 “본관과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며 “서울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과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가는 등반로 역시 개방된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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