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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들어오는 용산… "개발 악재" "재정비" 기대 반 우려 반

입력
2022.03.21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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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종로구는 주민·상인 표정 엇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공원 개발 빨라지고 주변은 재정비되겠지만, 집회시위 잦아지면 교통통제도 심해지겠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주민들 표정은 엇갈렸다. 집무실 이전으로 이전에 없던 각종 불편이 생길 것이란 우려와 지역 이미지 및 치안이 좋아질 것이란 시각이 공존했다. 용산구에 4년째 살고 있는 송모(37)씨도 "대통령이 인근에 산다는 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지금은 모르겠다"며 얼굴을 갸우뚱했다.

용산은 개발 여부 촉각… 시위·교통통제 우려도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로 이전해도 추가 규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개발행위에 제약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방부 청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최근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 삼각지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낙후 지역 재개발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집무실 이전으로 주변 개발이 안 되는 것인지, 집값은 오르고 있는지 묻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한창 추진 중인 개발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삼각지역 앞 재개발 정비사업 예정지인 삼각맨션 주민들은 지난 18일 국방부 답사를 하러 온 인수위 관계자들의 버스를 막아서기도 했다. 이들의 손엔 개발제한 우려에 따른 '결사 반대' 현수막이 들려 있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시민들이 국방부 청사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시민들이 국방부 청사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경호 문제로 초고밀 개발은 어렵겠지만, 낙후 지역 재정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각지역 근처에 사는 안태훈(38)씨는 "삼각지역 부근은 국방부와 너무 가까워 개발 제한이 불가피하겠지만, 용산공원 개발도 앞당겨지고, 낙후 주택들은 예상보다 빨리 재정비에 들어가지 않겠나"라며 "호재와 악재가 반반씩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 시달렸던 교통통제와 집회시위를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근처에 사는 김모(48)씨는 "집무실이 용산으로 오게 되면 대통령 출퇴근 때마다 경찰이 골목 입구를 통제하는 등 모든 면에서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떠나는 종로구… 쾌재·우려 공존

현재 청와대가 자리잡은 종로구에선 주민과 상인들의 표정이 사뭇 달랐다. 주민 대부분은 집회시위가 감소해 거주 환경이 쾌적해질 것이고 개발 기대감도 생겼다며 반겼다. 청운효자동에 사는 이지민(16)양은 "주말에도 시위대 소리에 잠을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집무실이 옮겨 간다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38)씨도 "교통통제로 차량 이동도 불편하고 버스도 잘 안 왔는데, 이제 많이 나아지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암동과 평창동 주민들은 집값 상승과 개발행위 확대를 기대했다. 평창동에서 32년째 살아온 손모(62)씨는 "각종 통제로 주변에 아파트가 없어 인구 유출이 심했는데 집무실 이전으로 개발 이슈도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들은 청와대 직원들이 떠나면서 발생하는 매출 하락을 걱정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광재(60)씨는 "청와대가 개방돼 관광객이 늘어나면 매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청와대 상주 근무자들이 빠지면서 발생하는 매출 하락폭이 더 클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한슬 기자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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