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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흡연율 역대 최저...코로나19, 담배 가격 인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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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을 처음 덮친 지난 2020년 미국 성인 흡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생활습관 변화, 담배 가격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20년 미국 내 담배 판매량은 20년 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고, 알코올 소비와 불법약물 사용은 증가하는 등 미국 내 보건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2020년 기준 미국 18세 이상 성인 흡연율은 19%였다. 2019년(21%)에 비해 2%포인트 줄어든 결과다. 특히 일반담배 흡연율은 14%에서 12.5%로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자담배 흡연율 역시 4.5%에서 3.7%로 하락했다. 시가나 파이프 담배 흡연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3만3,000명 대상 설문조사라 흡연 실태가 과소평가됐을 수도 있다.
미국 성인 흡연율은 1965년 42%로 절정에 달했다. 이후 직장이나 공공장소 흡연 금지, 세금 인상 등으로 흡연율은 계속 감소해왔다고 미 AP통신은 전했다.
2020년의 흡연율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메간 로버츠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원은 “주로 사회적 흡연자(social smokers)였던 사람들이 더 이상 흡연을 하지 않았다”라고 AP에 설명했다. 재택근무가 늘고 함께하는 식사나 음주 자리가 줄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릴 때나 가끔 담배를 피우던 사람의 경우 자연스레 흡연 기회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또 아이들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부모가 흡연을 줄였을 가능성과 흡연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더 심하게 아플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더 많이 담배를 끊었을 수도 있다고 로버츠 연구원은 덧붙였다.
카멜과 럭키스트라이크 등을 생산하는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가 2020년 담배 가격을 한 갑에 50센트씩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주(州)마다 담배 가격 차이가 있고 같은 주에서도 판매처마다 가격을 달리 한다. 2022년 기준 미국 뉴욕주가 담배 1갑당 평균 12.85달러(1만5,620원)로 가장 비쌌고, 미주리(5.25달러)가 최저가로 조사됐다.
물론 흡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보건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미국인의 2020년 음주 빈도는 2019년에 비해 14% 정도 증가했다. 2020년 4월부터 1년간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도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8.5%나 늘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0년 미국 담배 판매 총량이 전년도에 비해 0.4% 늘었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줄었는데 피우던 사람은 흡연량을 더 늘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빈부와 교육 격차에 따른 흡연율 차이도 컸다. CD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성인의 일반담배 흡연율은 6.2%에 그쳤지만, 연소득 3만5,000달러 미만 성인은 20.2%를 기록했다. 민영보험 가입자의 흡연율은 9.2%인데 비해 보험이 없는 사람은 21.2%에 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의 흡연율은 21.5%였지만 대학원 석사 졸업 이상은 3.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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