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25% 차지하는 어린이 백혈병, 항암 치료로 90% 고쳐

입력
2022.03.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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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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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소아암의 20~25%를 차지한다. 주로 바이러스와 싸우는 혈액 림프구를 만드는 골수 내 림프모세포가 악성으로 변해 증식하는 중증 질환이다.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야 할 골수 내 공간을 악성 세포가 차지해 정상적인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 수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빈혈ㆍ감염으로 인한 열ㆍ출혈ㆍ멍듬 등이 나타난다. 온몸으로 퍼져 정상적인 장기 기능을 파괴해 생명을 위협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주로 생기는 나이는 감염이 걸리기 시작하는 3~4세 때부터며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다. 하지만 신생아부터 고령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 걸쳐 발병할 수 있다.

증상은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아이가 쉽게 지치고 창백해 보이거나, 무릎ㆍ다리 통증 등이다.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일반 감기나 빈혈, 성장통 등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수개월 이내 골수 전반에 걸쳐서 병이 악화한 뒤에 진단된다.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자 이상은 극히 적다. 주로 가족력 없이 환자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부터 유전자의 1차 돌연변이 후 감염에 대처하는 유아 시기에 2차 돌연변이가 림프구를 만드는 조혈세포에 생겨 발병한다.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부모가 알아차리기 어렵고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어서 부모는 자신의 탓으로 자책할 필요가 없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므로 수술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해 전신적인 항암 약물 치료와 척수 내 항암 치료로 치료한다.

우선 진단 직후 골수 내 암세포를 5% 미만으로 만드는 관해 유도 항암 요법 후, 재발 위험을 나타내는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와 염색체 수 감소, 관해(寬解) 유도 요법 치료 반응에 따라 항암 약물 치료를 지속할지 아니면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을지 결정한다.

대부분 항암 치료만 받는다. 항암 치료만으로 80~90%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생존율로만 치료를 평가하는 것은 소아암에서는 일부분에 해당한다. 평생 동안 치료로 인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더 중요한 치료의 목표다.

이성욱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암 정복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성공 사례”라며 “이제는 생존 문제를 넘어 어린이 환자가 치료에 의한 합병증 없이 평생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철주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교수는 “킴리아는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어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새 인생을 안겨줄 수 있는 기적의 치료제”라며 “처음 CAR-T 임상에 참여했던 미국의 어린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는 치료 후 현재까지 9년간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해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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