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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예방하려면 하루에 한 번 머리 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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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유전된다. 일란성 쌍생아 탈모는 80~90%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직 유전성 탈모의 유전 양상은 명확하지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아버지나 남성 형제가 탈모일 때 가장 위험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어머니나 외할아버지가 탈모일 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탈모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탈모는 흔히 격세(隔世) 유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염색체 우성 유전일 가능성이 더 높다.
유전성 탈모는 대부분 앞머리와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유전성 탈모는 머리가 빠지는 모양에 따라 ‘남성형 탈모’과 ‘여성형 탈모’로 나눈다.
앞머리의 양쪽 끝 이마선이 점점 후퇴하면서 정수리 변화가 나타나는 탈모가 남성형 탈모다. 앞머리의 헤어라인은 유지되지만 정수리나 가르마선이 점점 넓어지는 형태는 ‘여성형 탈모’로 보면 된다. 여성 탈모 환자는 대부분 여성형 탈모며, 남성 환자도 일부 여성형 탈모가 나타난다.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전성 탈모는 모낭 소형화가 가장 큰 특징”이라며 “머리가 우수수 빠지기보다는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길이 성장을 잘 하지 못해 모발 밀도가 감소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유전성 탈모는 사춘기 이후 언제든지 발생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20대 중반쯤 시작한다”고 했다.
유전성 탈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과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다. 유전성 탈모의 유전 방식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러 유전자가 탈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기 탈모는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 남성 탈모에서는 안드로겐 중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모낭의 5알파 환원 효소와 결합,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호르몬으로 전환돼 탈모를 일으킨다.
여성 탈모에서도 유전과 안드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성과 다른 안드로겐이 여성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갱년기에 여성호르몬 감소가 상대적으로 안드로겐이 높아진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 탈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허식 교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탈모에 가장 중요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5알파 환원 효소에 작용해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다.
유전성 탈모의 ‘자가 진단법’은 간단하다. 우선 앞머리 헤어라인 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 전에 비해 양쪽 끝의 헤어라인이 후퇴했다면 유전성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또 머리 뒷부분(후두부) 모발을 한쪽 손으로 잡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정수리 모발을 잡아 두께감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여성은 정수리쪽보다 앞머리 가르마선이 점점 넓어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양쪽 끝의 앞머리 헤어라인이 후퇴하고 있다면 유전성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허식 교수는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서도 머리 뒷부분 모발은 큰 변화가 없다”며 “머리 뒷부분 모발은 안드로겐 영향을 받지 않아 평생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 뒷부분 모발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부위의 모발 두께가 변했는지 비교해 보면 탈모가 시작됐는지 예측해볼 수 있다”고 했다.
유전성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경구 약(먹는 약)’과 ‘국소 도포제(바르는 약)’다. 경구 약으로는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가 있다. 이들 약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활성형인 디하이드론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하는 5알파 환원 효소에 결합, 이 과정을 차단한다.
경구 약은 보통 3~4개월 이상 먹어야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대개 1년에서 1년 반 정도까지 머리카락이 늘어난다. 이후에는 보통 좋아진 머리 상태가 유지된다. 남성호르몬 활성형을 차단해 △성욕 감퇴 △사정량 감소 △발기 강직도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투약을 중지하면 부작용은 대부분 사라진다. 이런 부작용은 보통 젊은 환자보다 나이가 든 환자에서 더 흔하다. 여성은 태아 기형 가능성이 있어 가임기 여성은 복용하거나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남성은 약을 복용하면서 아이를 갖더라고 영향이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소 도포제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을 사용한다. 미녹시딜은 처음에는 고혈압 치료를 위한 먹는 약으로 개발된 약이다. 부작용으로 다모증이 발생해 제형을 국소도포제로 변경해 탈모 치료제로 사용된 약이다.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발 주위 혈관을 확장해 모발 성장 인자를 분비해 증상을 개선한다. 보통 사용한 지 4~6주 정도 지난 후 일시적으로 머리가 많이 빠지는 쉐딩 현상(shedding)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퇴행기 모발이 생장기 모발로 변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특별한 추가적인 치료 없이 1~2주 후면 사라진다. 부작용으로 일부 환자에서 두피의 가려움증이나 따가움을 느낄 수 있다. 약제 자체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미녹시딜을 녹이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 자극 때문이다. 국소도포제가 피부로 흡수되는 양은 무척 적기 때문에 혈압에는 영향이 없다.
허식 교수는 “남성에서는 국소 도포제와 경구 약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며 “특히 정수리 부분은 어느 정도 증상이 진행된 후에 치료를 시작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허 교수는 “앞머리 헤어라인은 치료를 하더라도 원래의 굵고 긴 머리카락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앞머리에 변화가 있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성은 먹는 약이 태아 기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폐경되기 전까지는 국소 도포제를 바르는 것이 주요 치료법이다. 폐경 후에는 여성 탈모 환자에서도 먹는 약을 사용할 수 있지만, 호르몬 체계가 남성과 다르므로 남성 환자와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개개인에 따른 치료 효과 차이가 크다.
이 밖에 메 조치료,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 rich plasmaㆍPRP) 치료, 저출력 레이저 치료 등도 쓰이고 있지만 아직 치료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허식 교수는 “유전성 탈모는 내 유전자 안에 모발이 악화되는 신호가 지속해 발현되는 질환이기에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투약을 중지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치료를 시작하면 머리카락이 포기할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원하는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모발 치료 약은 장기간 사용해도 몸에 미치는 해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탈모 증상이 크게 없어도 예방적으로 약을 먹기를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탈모 약은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심하지 않기에 일찍 약을 먹어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유전성 탈모가 누가 얼마나 심하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시점에서 탈모로 진단됐어도 증상이 얼마나 빠르게 악화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20대 초에 탈모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더라도 30대까지도 거의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허식 교수는 “오히려 약을 먹는데 지쳐 꼭 필요할 때 약을 복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20대에서도 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며 “먹는 약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예방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증상이 발현된 후부터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허 교수는 “다만 앞머리의 탈모 증상은 치료약을 사용하더라도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며 “앞머리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은 현재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길 원한다면 치료약을 조금 일찍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이 밖에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려면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이미 죽은 머리를 탈락시켜 건강한 모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머리에 영양 공급을 위해 비오틴 등의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밖에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 견과류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머리카락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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