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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밤 강진이 핵폭발로 인한 ‘인공지진’이라고? 日 NHK의 반박

입력
2022.03.20 12: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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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인공지진’이었다는 유언비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 사진 멀리에 보이는 환한 빛이 지진을 일으킨 핵 폭발의 섬광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다. 트위터 캡처

지난 16일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인공지진’이었다는 유언비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 사진 멀리에 보이는 환한 빛이 지진을 일으킨 핵 폭발의 섬광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다. 트위터 캡처


“3월 16일 진도 6강의 지진은 인공지진임이 판명됐습니다. 핵 폭발의 섬광을 NHK방송이 비추고 말았습니다.”

지난 16일 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인공지진’이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 일본에선 큰 지진이 날 때마다 이런 유언비어가 떠돈다. 11년 전 동일본대지진도 미국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의 명령에 따라 자위대가 비밀리에 제조한 특수 폭탄으로 일으킨 인공적 재해라는 황당한 루머도 있다.

이번에는 지진 파형이 인공지진과 같다든지, NHK에 핵 폭발의 증거로 보이는 환한 빛이 잡혔다든지 하는 주장이 그럴 듯해 보이는 사진과 함께 퍼져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진’이란 단어가 일본 트위터의 ‘트렌드 키워드’에 오르기까지 했다.

급기야 NHK는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를 초청해 진지하게 루머를 검증하는 기사까지 내보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후루무라 다카시 교수는 “지진의 에너지에 주목하면 인공지진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했을 때 지진 규모 5 정도에 해당하는 진동이 관측됐는데, 이번 지진의 규모는 7.4에 달한다”면서 “규모 2의 차이는 에너지로는 1,000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는 지진 파형을 근거로 인공지진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보인다. 흔히 지진파형은 진폭이 좁은 P파 뒤에 S파라는 큰 폭의 흔들림이 기록되는데 이번 지진의 파형은 마치 S파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이다. 후루무라 교수는 이 주장도 부정했다. 지진 파형 그래프는 P파와 S파가 구별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프의 가로 축인 시간 간격을 확대해 보면 두 가지 파장이 확실히 구별돼 보인다는 설명이다.

방재과학기술연구소의 후지와라 히로유키 부문장은 ‘진원의 깊이’에 주목해 인공 지진설을 부정했다. 그는 “이번 진원은 깊이가 57㎞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깊은 곳까지 구멍을 파는 것은 인류의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깊게 땅을 판 것은 니가타현 자원 탐사로 약 6,300m, 즉 6㎞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해저 탐사를 실시하는 탐사선 ‘지구’가 굴착한 것도 3㎞ 정도다. 세계 전체를 봐도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굴착한 12㎞가 최대라는 것이다.

문제의 사진에 등장한 발광은 뭘까. 도쿄전기대학 가토 마사카즈 교수에 따르면 ‘아크’라 불리는 현상이 찍힌 것이다. 지진으로 흔들린 송전선끼리 접촉해 합선됐다가 떨어질 때 대기 중에 대량의 전기가 흐르면서 발생한다.

NHK는 “불확실한 정보를 리트윗하면 허위사실 전파에 가담할 수 있다”며 “재해가 일어나면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공공기관의 정보를 참고해 냉정하게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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