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국방부 흩어지면 '통신망' 붕괴 가능성 커져... "北 해킹도 용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가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르면 주말쯤 청사 이전 안이 확정되는데, 용산 청사로 낙점될 경우 국방부는 즉시 건물을 비우고, 각 부서는 따로 이사 가야 한다. 자연스레 국방 전산망, 전시 통신망, 한미 핫라인 등 주요 통신망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1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청와대 이전에 따라 국방부 청사는 물론 영내에 있는 국방시설본부, 사이버사령부, 국방부 의장대대 및 정보통신대대, 국방조사본부,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JWSC) 등은 국방부 별관,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 건물이나 정부과천청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시급한 과제는 내부 전산망 구축이다. 늘 해킹 위협에 시달리는 국방부는 모든 업무를 내부망을 통해서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재택근무가 불가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국방부 각 국실이 쪼개지면 내부망을 활용해 업무를 할 수 없다. 북한의 해킹 위협으로 별도의 외부망 구축도 여의치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조직이 분산될 경우 퀵서비스나 인편(人便)으로 문서를 주고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업무 비효율 및 안보 공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전시 통신망 등 미군으로부터 민감한 군사 정보를 받는 ‘한미 핫라인’ 역시 위태로워진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청사 이전으로 어수선한 것을 모를 리 없는 미군이 고급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도 낮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방부와 합참은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를 비롯한 전군의 시스템이 종합된 곳”이라며 청와대 이전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국방부는 시스템 재구축을 제외한 이전 비용만 5,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달 예정된 한미훈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용산 청사에서 이뤄지는 한미훈련의 경우 합참뿐 아니라 청와대가 들어오려는 국방부 본청 지하벙커에서도 별개로 진행된다. 훈련의 성격과 내용이 달라서다. 전쟁 발발시 ‘국방전시본부’가 되는 국방부는 훈련에서 전시 인력과 물자 보급, 언론 대응 등을 주로 다루는 반면, 합참은 지상작전 수행 훈련 위주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청사를 비우게 되면 어디서 훈련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훈련 내용이 다른 합참에서 하게 될 경우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용산 청사가 대통령 경호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달리 고층 주상복합 건물로 둘러싸인 국방부 청사는 대통령 동선이 그대로 노출돼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국방부 인근에는 아모레퍼시픽, LS용산타워 같은 상업용 건물 외에도 해링턴스퀘어, 용산파크자이 등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최상층부에서 국방부 전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만큼 동선 자체가 기밀인 대통령에게 위협 요소다. 단적으로 외국 정보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민간 건물에서 윤 당선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죄다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