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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판다" 난리 난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이렇게 탄생됐다

입력
2022.03.21 17:00
수정
2022.03.21 17:04

포켓몬빵 스티커 특수 만난 경산 환타스틱스
선발주 물량 때문에 매달 600만 포켓몬 스티커 빠듯
1997년 일본 다이이치빵 포켓몬스터 스티커 단독 납품
1983년 스티커 제조업체 출발, 특허만 45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품절사태까지 빚고 있는 포켓몬빵 판매처들이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품절사태까지 빚고 있는 포켓몬빵 판매처들이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경산시 와촌면 스티커 제조업체인 환타스틱스가 때아닌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편의점 빵 매출 1위에 오른 포켓몬빵에 '띠부띠부씰' 스티커를 생산,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띠부띠부씰은 띠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씰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포켓몬빵이 품귀현상을 빚는 이유가 스티커 때문이라니 이 중소기업이 유명세를 치를 만도 하다.

지난 18일 오후 3시 환타스틱스 공장 2층에는 50m 정도의 공정라인을 따라 쉴새없이 스티커 제조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포켓몬 스티커 등 다양한 종류의 스티커가 자동으로 찍혀나오고 있었고, 직원들도 스티커를 박스에 담기에 바빴다. 환타스틱스 김영회(35) 대표는 "포켓몬 스티커가 태어난 것은 가업을 이어준 아버지의 작품"이라며 "그림같은 스티커를 만들기 위해 해외 업체 등을 찾아다니며 완전 자동화까지 2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하루 평균 20만 개 넘게 팔리고 있어 한달에 600만 개의 스티커가 필요하다. 환타스틱스는 포켓몬 스티커를 포함해 여러 회사가 주문한 스티커를 매달 2,000만 개 생산하고 있다. 선발주 물량이 많다보니 포켓몬 스티커 발주업체인 SPC삼립의 주문량을 다 채우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직원 27명에 지난해 30여 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중소기업은 부지만 1만8,843㎡로 동종업계 국내 최대 규모다. 미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 굵직한 시장에는 모두 진출했고, 국내 쇼핑몰 쿠팡부터 해외 아마존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환타스틱스의 모태는 지우개회사인 왕자고무다. 김 대표의 할아버지가 1961년 대구 동구 대현동에서 왕자고무를 창업했고, 아버지인 김재덕(67) 씨가 이어받아 1983년에 스티커제조업체인 유니테크로 창업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에 힘입어 1997년에는 일본 대기업 다이이치빵의 포켓몬스터 스티커 제작의뢰를 받아 독점 납품을 시작한 것이다.

동종업계 해외 수출 1호였다. 1999년부터는 삼립식품 포켓몬빵 스티커를 독점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사명도 환타스틱스로 바꿨다. '디지몬빵', '케로로빵', '펭수빵', '카카오프렌즈빵'에 동봉된 캐릭터 스티커는 모두 환타스틱스가 납품하고 있다.


"환타스틱스의 스티커 기술력은 모두 아버지의 연구개발 덕분"이라고 김영회 대표가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환타스틱스의 스티커 기술력은 모두 아버지의 연구개발 덕분"이라고 김영회 대표가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다. 다들 매출감소로 아우성칠 때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스티커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이 스티커는 오염물질에 강하고 부착성이 좋아야 하며 뗄 때 자국이 없어야 하는 장점을 다 갖췄다.

김 대표는 "스티커 제조공장 자동화 과정에서 특허만 45개 획득했다"며 "스티커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회 환타스틱스 대표가 포켓몬빵에 들어가는 스티커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영회 환타스틱스 대표가 포켓몬빵에 들어가는 스티커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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