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뚜렷해진 '4월 열병식' 정황... 평양 비행장에 수천 명 집결

입력
2022.03.18 15:58
수정
2022.03.18 16: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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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생일·군 창건일 유력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73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73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4월 열병식’ 정황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열병식 준비 장소인 평양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병력과 차량이 집결돼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 김정일 생일(2월 16일ㆍ광명성절) 80주년을 건너뛴 터라 내달 김일성 생일(4월 15일ㆍ태양절) 110주년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 25일) 90주년에 맞춰 다양한 무기체계를 동원한 ‘역대급’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위성사진서비스 ‘플래닛 랩스’는 16일 미림비행장 열병식 훈련장을 촬영했는데, 북쪽 연습장에서 50~300명 정도로 추정되는 ‘점’ 형태의 병력대열 약 20개가 확인됐다. 훈련 인원이 최소 1,000명에서 최대 6,000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한 달 전 10개 대열만 포착됐던 것에 비해 두 배나 커진 규모다. 늘어난 인력에 비례해 차량도 증가했다. 지난달 연습장 북서쪽 공터 두 곳에 주차돼 있는 차량은 공간 일부만 채웠지만, 이달 들어서는 가장자리를 제외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찼다. 열병식 임박을 알리는 정황이다.

개최 시점은 태양절이 유력하다. 북한 당국은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선포하고 대대적 경축을 예고했다. ‘혈맹’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겹친 2월 광명성절을 축하 행사 위주로 조용히 넘어갔던 만큼, 태양절은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국가적 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정보 당국은 내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도 열병식 적기로 꼽고 있다. 태양절 전후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정찰위성을 가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로 ‘축포’를 터뜨려 분위기를 예열한 다음, 군 창건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열병식이 언제 열리든 최대 관심은 북한이 선보일 무기체계다. 지금 한미가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괴물 ICBM’ 화성-17형도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북한이 공개한 무기는 총 19종 139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최다였다.

그 때문에 이번에도 실전 배치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발 중인 신(新)무기를 등장시켜 한층 강화된 국방력을 과시하고, 한미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쏘아 올린 극초음속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량형 등도 줄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과거보다 진화된 형태의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획기적 이벤트를 통해 미국의 시선을 붙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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