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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공유의 이상이 이룬 지식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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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가 생기면 시민의 이동 편의도 개선되지만, 원자재와 완성품을 운송하는 기업이 얻는 경제적 가치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물질문명의 축적이 빈부차 확대로 이어지는 벡터 때문에 분배·재분배라는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문명은 소수의 선구자들이 컴퓨터 기반 지식과 정보를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고자 헌신하면서 비약적으로 대중화했지만, 그 인프라의 과실은 컴퓨터 관련 기술과 아이디어를 독점한 소수 기업들의 배타적 이익으로 수확된다.
컴퓨터를 통한 정보 공유·확산의 이념은 초기 리더들의 이상이었다. 1960년대 더글러스 엥겔바트와 버니바 부시 등이 고안한 '미멕스(Memex)'와 하이퍼텍스트, 1980년대 애플의 '하이퍼카드(HyperCard)' 등의 지식기반 정보 공유 시스템이 그 예다.
'커닝햄 & 커닝햄'이란 프로그래밍 회사를 운영하던 퍼듀대 출신 컴퓨터 프로그래머 하워드 커닝햄(Howard Cunningham, 1949~)이 1995년 3월 25일, 불특정 다수가 번거로운 언어 변환 작업 없이 프로그래밍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작업도 할 수 있게 개발한 소프트웨어 겸 사이트 '위키위키웹(WikiWikiWeb)'을 회사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 셔틀버스 '위키위키'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위키'는 하와이 고유언어로 '빠른(quick)'이란 의미다.
그는 지인들에게 해당 사이트에 다양한 항목을 올리도록 권했고, 위키위키웹은 2004년 무렵 프로그래밍 분야의 2만5,000여 개 항목을 보유한 거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됐다. 위키위키웹의 등장 덕에 현존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2001)를 비롯, 2022년 현재 314개에 달하는 '위키' 사이트들이 생겨났다. 원조격인 영문 위키피디아는 2022년 3월 현재 646만7,506개 항목(20.6GB)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 평균 1만7,000개씩 항목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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