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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소방관만 끄는 게 아니랍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호소

입력
2022.03.18 10:10
수정
2022.03.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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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북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장
"야근수당 등 처우 많이 개선됐으면"
"여건 안 돼 대신 휴가 받지만 잘 못 써"
울진 산불 진화, 2박3일 동안 밤샘 작업
"야간 진화 가능한 헬기 더 확보돼야"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캡처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캡처

4일 시작돼 열흘 만에 꺼진 울진삼척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북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영준 조장은 "(정부 예산이 확보돼) 야간근무수당 등 처우가 많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조장은 17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초과수당이 보장되는 게 맞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대체휴일로 대신 지급받고 있다"며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휴일이 많이 쌓이다 보니까 적절하게 쓰기도 힘들고 휴가가 몰리면 어려운 점도 있어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소속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산불이 발생하면 주로 산림 안에서 진화작업을 수행한다. 큰 길가나 도로변에서 민가 등 시설물 보호를 위해 불을 끄는 소방관과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특수진화대는 산의 능선을 타고 다니며 주·야간 가리지 않고 산불의 최전선에서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정규직 직업공무원인 소방관과 달리 무기계약직이었다가 몇 년 전 공무직으로 전환됐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고 답답해하고 있다.

사상 최대 피해를 낸 이번 산불 진화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을 진행자가 묻자 그는 "밤샘 작업을 2박3일 정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야간에 길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작업해야 되니까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던 점이 조금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도 기억해주시길"

경북 울진지역 산불이 8일째 이어지면서 산림 당국이 야간 산불 대응에 들어간 가운데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항공본부 제공

경북 울진지역 산불이 8일째 이어지면서 산림 당국이 야간 산불 대응에 들어간 가운데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항공본부 제공

조 조장은 특히 "주간에는 헬기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운행에 어려움이 없지만 야간 진화 때는 (작업 가능한) 헬기가 우리나라에 한 대밖에 없다"며 "야간에 진화 가능한 헬기가 좀 더 확보돼서 효율적 산불 진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쉬우면서도 흐뭇했던 기억도 있다. 그는 "밤샘 진화작업을 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숙소로 이동할 때 커피숍에 '소방관 음료 무료' 라고 써 있는 문구를 봤다"며 "소방관은 아니지만 우리도 산불진화를 하고 왔는데 소외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했다가 사장님께서 새까만 복장을 보시고는 흔쾌히 음료를 제공해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을 소방관들이 다 끈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산불이 발생하면 산불현장 최일선에 우리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열심히 산불을 끄고 고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산불은 사람의 작은 실수로 발생하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조금 더 조심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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