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 내정' 고산 "스타트업 현장 의견 정책에 반영할 것"

입력
2022.03.16 17:56
수정
2022.03.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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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깜짝 영입'
혁신 막는 '정부 규제' 정비 맡을 듯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가 2014년 한국일보와 만나 자신이 직접 3D 프린터로 제작한 조형물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가 2014년 한국일보와 만나 자신이 직접 3D 프린터로 제작한 조형물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내정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정치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의 주인공이다. '한국인 1호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던 고 대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영입한 인재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그에게 신산업 육성에 장애가 되는 정부 규제를 정비하는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16일 인수위에 따르면, 고 대표는 과학기술교육 분과의 인수위원으로 임명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고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한 번도 당과 관계가 없었던 분"이라며 "안 위원장이 직접 모셔온 것 같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2007년 9월 한국인 우주인 배출사업에서 '1호 우주인'으로 선정됐으나, 탑승할 러시아 우주선이 발사되기 한 달 전인 2008년 3월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도하차한 바 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공공정책을 공부했고, 2013년 에이팀벤처스를 창업했다. 제조업계에서 제품 제작 의뢰자와 제작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카파')을 운영하는 회사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안 위원장은 대선출마 선언 전인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채널에 고 대표를 초청했다. 당시 고 대표의 우주인 경험담을 경청하면서 벤처기업가로서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안 위원장은 "플랫폼 사업은 정착까지는 어려운데 한 번 정착되고 나면 경쟁력이 엄청나다"며 고 대표를 격려했다.

두 사람은 혁신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정부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타다(차량 공유 서비스) 사례를 보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정부가 너무 초기부터 규제를 가하면서 성장을 막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정부가 욕을 먹기 싫어서 신산업의 싹을 잘라버린 것"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새 사업에 문을 열어주고, 피해를 보는 기존의 사람들도 먹고살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에 "저를 추천하신 이유는 현장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며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겪고, 느낀 점과 정보통신(IT)·과학기술 분야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 부분들을 인수위에서 공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대선기간 "대통령이 되면 매년 10개 이상의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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