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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형 ICBM 또 쐈지만… "상공 20㎞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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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평양 일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또 시험발사했다. 하지만 올 들어 10번째이자,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한 제20대 대선 후 첫 무력시위는 실패로 끝났다. 발사 직후 미사일이 공중 폭발한 것이다. 북한은 실패 만회를 위해 ICBM 도발 전까지 지속적으로 성능 시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9시 30분쯤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사체는 고도 20㎞에도 미치지 못한 초기에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정체를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정찰위성’을 가장해 같은 장소에서 쏘아 올린 화성-17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군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잠정 결론 내렸으나, 한미 정보당국의 정밀 분석을 거쳐 11일 화성-17형으로 최종 판단했다.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이 미사일은 길이가 기존 ICBM인 화성-15형(길이 21m)보다 늘어난 22~24m로 현존하는 ICBM 가운데 가장 커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상승 도중에 미사일이 폭발해 잔해가 평양 상공에서 흩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시험발사는 실패했지만, 북한 지도부가 휴식기를 가지기보다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 삼아 더욱 더 ICBM 성능 시험에 열을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군사력 확충을 위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은 이래 ‘마이웨이’ 행보를 중단한 적이 없다. 순항, 탄도, 극초음속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미사일 도발을 지속했고,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호응하기는커녕 최근엔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둔 ICBM 발사 능력까지 과시하며 북미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ICBM 도발과 연결된 국가우주개발국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ㆍ태양절) 110주년이 다가오는 것도 북한이 도발 쉼표를 찍을 수 없는 이유다. 가뜩이나 올해는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 태양절을 전후해 ‘축포’ 형식의 ICBM급 도발을 감행할 확률이 높다. 최고지도자의 위상에 금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계속 성능 시험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내부 이벤트에 맞춰 여러 차례 시험발사를 반복하면서 기술적 결함을 최대한 줄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ICBM 도발에 대비한 한미의 군사적 공조 역시 한층 강화되고 있다. 양국은 북한이 신형 ICBM을 발사할 경우 그간 중지했던 ‘블루라이트닝’ 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훈련 개시되면 미국령 괌 앤더슨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와 B-52H 장거리폭격기가 한반도로 출격해 엄호 비행을 한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날 한때 대응 차원에서 여러 미사일을 동원해 합동타격훈련 태세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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