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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각의 변신, 골칫덩이서 친환경 석회석 상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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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 있는 꼬막이나 굴 등 패류의 껍데기(패각)이 파란색의 바다와 어우러져 마치 각종 패류가 다시 파란 바다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남 여수시 율촌면 소뎅이 마을에 쌓여 있는 4만 톤가량의 각종 조개 껍데기의 모습을 360카메라로 살펴본 모습입니다. 이곳은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에서 수거된 패각이 '자원화로의 재탄생'을 위해 숨 고르기 하는 '정류장' 같은 곳입니다.
한 해 동안 두 지역에서 발생하는 패각의 양은 각각 4만, 28만 톤으로 이외의 지역까지 합하면 1년 동안 발생하는 패각의 양은 35만 톤가량 됩니다. 매년 발생하는 패각은 그동안 '폐기물'로 지정된 탓에 활용처 제한으로 해당 어촌 지역에 방치돼 폐수와 분진, 악취 등을 발생시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수년간 해당 어촌에 쌓여 가는 패각 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중 전남도와 한 민간기업이 험한 광산에서 채굴해야 하는 석회석 대신 패각에 탄산칼슘 성분이 96% 이상 함유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4년간의 기술개발을 통해 채굴 석회석보다 탄산칼슘 함유량이 더 높은 패각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2021년 9월 17일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재활용 환경성 평가 승인을 받아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 대형 제철소에 '제철소 소결용' 석회석의 대체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납품시키며 '폐기물'도 잘 활용하면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사례를 성공시켰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쳐 '폐기물'에 불과했던 패각이 순환자원 '상품'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11일 전남 여수시 묘도에 위치한 패각 가공 공장을 찾았습니다.
소뎅이 마을에 쌓여 있는 일정한 크기로 조각난 패각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공장으로 연이어 들어옵니다. 공장에 쌓인 패각의 높이는 실제 엄청났습니다. 어떤 물건이 쌓여 있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하나의 '산'으로 보였습니다. '산'처럼 쌓인 패각의 조각들을 살펴보다가 안상균(58) 여수바이오 부사장을 만나 패각이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물었습니다.
안 부사장은 "공장으로 넘어온 패각들은 우선 조각들 사이에 붙어 있는 불순물과 CL(염소), 냄새 등을 저감시키기 위해 1차로 EM(효소)을 살포합니다. 1차 공정을 마친 패각은 다시 물로 2차 세척해 6개월 동안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친 후 건조하면 비로소 패각을 이용해 석회석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본 원료가 만들어지는데, 450~500도 정도 되는 건조로에서 추가 공정을 거치면 비로소 시멘트 원료(0.3mm 이하)와 제철소 소결용 부원료(0.3~6mm), 생석회 원료(6~25mm)로 사용할 수 있는 석회석 제품들이 만들어집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건조로 공정을 거쳐 보관소에 쌓여 있는 제철소 소결용 부원료를 만져보니 부분적으로 미세한 조각의 느낌도 나지만 미분의 경우 마치 밀가루를 만진 것 같은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패각을 이용해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 외에 이 같은 상품이 생산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며, 환경문제 같은 공적인 부분이 있다 보니 전남 창업기술지주회사(전남도에서 운영하는 공기업)에서 20% 지원을 받고, 민간자본 80%가 투입된 구조로 운영되며 하루에 투입되는 패각의 양은 950~1천 톤가량으로 연간 35만 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력 생산 제품은 제철소 소결용 부원료가 60%, 생석회 원료가 30%, 그리고 시멘트를 만드는 미분이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패각'은 바닷속에서 자라나는 패류들이 해수(바닷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껍데기(탄산칼슘)를 만들며 성장해 음식 제공 후 껍데기인 패각은 이처럼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대기로 날아가고 해수로 녹아들어 다시 패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순환되는 '순환 자원'입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탄소제로' 정책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석회석 대신 패각을 활용하게 되면서 '이산화탄소(CO₂)' 감축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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