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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 조짐' 민주당... 쇄신 목소리 대신 "배신자" 등 책임 전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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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포인트' 석패가 독이었을까.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쇄신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내분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국회와 지방의회를 틀어쥐고도 5년 만에 정권을 뺏긴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은 보이지 않는 대신, 자성의 목소리를 낸 중진 의원을 겨냥한 '배신자론'을 제기하며 내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선 패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강성 지지층에만 기대려는 움직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에선 '무엇을 잘못했기에 패배했나'가 화두였다. 이에 조국 사태 당시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 등 그간 금기시됐던 영역에 대한 반성문이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됐고, 대선까지 이어졌다.
최근엔 '누구에게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가'에만 몰두하고 있다. 당내 특정 인사나 세력에게 패배의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파열음이 나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두관 의원은 연일 '이재명 역할론'을 강조하며 윤호중 비대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다. 15일에도 페이스북에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했으면 윤호중 원내대표도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당에게 있어 선거는 전쟁인데, 그 전쟁에서 이적행위를 한 사람은 모두 징치하는 게 순리"라며 "윤석열 지지를 표명했던 당원들을 모두 발본색원하고 두 번 다시 민주당 언저리에 근접도 못하게 만들어야 손상된 당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국민은 검찰개혁을 하라고 민주당에 힘을 몰아줬다. 그러나 하지 않고 있다가 2번의 큰 선거를 연이어 패배했다"며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것을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작 이들의 패인 분석에는 정권재창출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택했던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이전처럼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선 결과를 복기하려는 모습이다.
강성 의원·지지층이 불편해하는 지적을 하는 순간엔 '배신자' 등의 거친 비판이 따르고 있다. 당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전날 "졌지만 잘 싸웠다는 얘기는 허언성세", "내로남불, 오만과 독선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를 두고 김우영 전 선대위 대변인은 "배신 반복자"라고 직격했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도 쏟아진다. 이 의원의 휴대폰에는 '저쪽(국민의힘)으로 가라'는 메시지가 하루에도 수백 통씩 들어오고 있다. 그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겨냥해 '병신 거지', '몸도 불구 정신도 불구' 등 차별과 혐오를 담은 메시지도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자기 비판을 해야 당이 쇄신할 수 있는데, 그러한 비판을 '내부 총질', '배신자'로 치부하는 건 민주당이 갖고 있는 큰 결함"이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선 입바른 발언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무기력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대선 패배 후 벌써부터 강경한 목소리들로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향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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