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용산 집무실'로 기운 이유… 이전 비용, 광화문의 3분의 1

입력
2022.03.16 18:00
수정
2022.03.17 17:5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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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외교부 청사)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데 필요한 정부 예산을 '500억 원 이상'으로 추산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500억 원은 공간 마련과 이사 등 이전 비용만 따진 액수로, 집무실 공사, 경호·보안·통신 시설 설치 등에 필요한 비용은 별도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길 경우엔 이전 비용이 100억~200억 원일 것으로 윤 당선인 측은 예상했다. 경호·보안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용산 집무실'이 더 유력한 선택지라는 뜻이다.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 집무실의 외교부 청사 이전보다 국방부 청사 이전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국방부 청사 이전 비용은 외교부 청사 이전 비용의 약 3분의 1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집무실'에 드는 예상 비용이 더 많은 건 외교부가 서울의 민간 건물을 임차해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업무 특성상 서울을 떠나기 어려운데, 서울엔 마땅한 정부부처 건물이 없다. 윤 당선인 측 같은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외교부 청사로 가면, 건물을 통으로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부용 민간 건물 임차에 수백억 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용산 집무실'을 차릴 경우 국방부를 정부과천청사 등으로 옮기면 되기 때문에 이전 비용이 절감된다는 게 윤 당선인 측 구상이다. 국방부를 바로 옆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뉴시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뉴시스

인수위는 비용 이외의 다른 이유로도 '국방부 집무실'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광화문 정부청사는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고 △광화문광장 지하가 주차장이어서 경호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머무는 공간 주변에 수시로 전파 차단을 해야 한다는 점, 집무실 인근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국방부를 집무실로 쓰면 '국민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겠다'는 광화문 집무실 이전 공약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용산공원 조성이 빨리 완료되면 공원에 시민들이 모일 테니 괜찮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은 예비비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관계자는 "인수위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건처럼 예측하지 못한 소요에 대해선 예비비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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