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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윤석열, 16일 靑 회동... 이명박·이재용 사면 논의할 듯

입력
2022.03.14 18:20
수정
2022.03.14 21: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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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만남'에 공감... 성사 시 21개월 만
'국민통합' 차원, 尹 MB 사면 요청할 듯
文 대통령 靑 회의서 "통합 정치"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같은 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티타임을 갖는 모습. 청와대 제공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같은 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티타임을 갖는 모습. 청와대 제공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을 나눠 가진 두사람의 대면은 2020년 6월 당시 청와대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서 참석한 이후 21개월 만이다. 윤 당선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된다.

14일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을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차담 혹은 식사를 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기 회동에 대한 양측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16일 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며 "회동에서 논의할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튿날이 지난 10일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복권 문제를 이제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 앞선 '군불 때기'로 보는 해석이 많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연세도 많고 국민통합을 생각할 때 미래를 향한 정치로서 맞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이 사면을 건의하면 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만 최종 결정권자는 문 대통령"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힌 것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에게 특별사면을 단행했을 때도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이 사면된다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과 맞물려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윤 후보가 사면 요청을 한다면,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 구속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없이 대통령 임기를 마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회동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시급한 민생 현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 인선 문제도 논의될 수 있으나, 최종 인사권자는 문 대통령이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회동 분위기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의 "현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발언에 분노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윤 당선인에 대한 청와대의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진 않지만, 회동에서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측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각자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라며 "차기 정부가 국정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지용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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