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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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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5년 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준표, 심상정, 안철수 등 주요 후보들이 앞다퉈 내놨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이 이번 대선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집권 첫 2년 동안 두 자릿수대 인상을 했다가 반발이 거세자 3년째에는 사상 최저(1.5%)로 인상하는 등 롤러코스터 인상률 탓에 민심이 갈라졌던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최저임금을 200만 원으로 잡으면 150만 원, 170만 원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 해야 하느냐”고 밝혔을 정도로 현행 최저임금제도에 비판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성장률ㆍ물가상승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고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린 탓에 윤석열 정부의 최저임금 전망은 회색빛이다. 재임 기간 중 인상률(5.21%)이 가장 낮았던 이명박 정부만큼도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때이른 예상까지 나온다. 다음 주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인 2023년 최저임금 심의를 할 사회적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 최대 관심사는 인상률이지만 이밖에도 주목할 대목은 여럿 있다. 심의 때마다 노사가 격렬하게 대립해 합의안을 내지 못하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단일 최저임금을 폐지하고 최저임금을 업종별ㆍ지역별로 차등화하자는 주장은 논의될지, 주5일제와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주휴수당제도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매해 뒷말이 나오는 산정기준을 어떻게 객관화할지 등 논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 윤 당선인이 현행 최저임금제도가 경직됐다고 주장해온 만큼 자영업자들이 요구해 온 업종별 최저임금제 도입 논의가 동력을 얻을지가 특히 관심사다. 산업마다 임금지불능력, 생산성이 다르므로 업종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이념이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최저설정이라는 점, 자영업자들조차 객관적 업종 구분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이래저래 이번 최저임금 심의는 요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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