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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너 보면 토 나온다" 폭언 청원경찰… 법원 "해임 정당"

입력
2022.03.14 11:00
수정
2022.03.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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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적 문자메시지 동원 부당지시
신입 3명 '직장괴롭힘' 신고로 해임
"가볍지 않은 비위" 원고 패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청사

서울행정법원 청사

동료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청원경찰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전직 청원경찰 A씨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6월 새로 임용된 후배 3명을 4개월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극단적이거나 외모 비하적인 표현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며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신입 후배에겐 "당황스러워 자살하고 싶다"고 했고, 또 다른 여성 후배에겐 휴가 문제로 다투면서 "얼굴 보고 말하면 토 나오려고 한다"라고 했다. A씨는 근무 중인 후배를 사진으로 촬영해 감시하기도 했다. 상급자인 조장이 후배들과의 갈등을 문제 삼아 대면을 요청하자 이메일을 보내 "조장님 목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이고 미칠 지경"이라고 반발했다.

후배 3명은 결국 2019년 9월 서울시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A씨를 신고했고, 서울시 징계위원회는 그를 해임 처분했다. A씨는 이전에도 동료들과 갈등이 잦아 1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회통념상 직장동료 사이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의견 개진이었다"며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는 자신이 선배이고 연장자임을 강조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부당한 업무 지시를 했다"며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느꼈을 모멸감 내지 당혹감 정도에 비춰볼 때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심 판결은 A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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