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한국의 연대에 감사…연대와 행동이 푸틴 막는 유일한 길"

입력
2022.03.14 14:30
수정
2022.03.14 14:4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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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국제적인 연대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연대하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공격적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한국에서 보여주신 연대에 대해서 굉장한 감사를 느끼며 한 분, 한 분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종교ㆍ시민단체들이 모여서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를 결성했다. 남북평화재단, 한국YMCA, 한국 정교회, 원불교여성회 등 25개 이상의 단체가 참여한 긴급구호연대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운동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한국 사회와 언론에 알리는 활동 △우크라이나 국민, 특히 어린이를 위한 긴급지원 모금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국제법의 기본과 유엔헌장을 위반하는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서 “인도주의적인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다. 유치원과 학교, 대학과 병원, 공항, 주유소, 다리들이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학교 252곳, 병원 35곳, 주거지 1,500여 곳이 공격을 받았고 1,50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해 다른 국가로 피신하고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키이우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 물과 전기, 난방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이 그쪽으로 닿을 수가 없는 상황이고, 러시아 군대는 일부러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자유를 쟁취하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이 목표를 위해서 우크라이나와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 정교회에서도 목소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널리 퍼져있는 정교회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암브로시오스 한국 정교회 대주교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큰 범죄를 19일째 목격하고 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가 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교회 대교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 전쟁을 단호히 규탄한다. 여느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 전쟁 또한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러시아 정교회에도 침묵하는 대신 행동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큰 존경심과 기독교적 사랑의 마음으로 모스크바의 키릴 총대주교께 같은 믿음을 가진 우크라이나 정교인 형제들에 대해 행해지는 전쟁과 범죄를 공개적으로 규탄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키릴 총대주교에게 “첫째, 전쟁에 반대하기 때문에 침묵을 강요당하는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의 ‘자유’라는 거룩한 선물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둘째,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고국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든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말씀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형상, 즉 사람에게 총을 쏘는 자는 그리스도에게 직접 총을 쏘는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보잘 것없는 형제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거룩한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긴급구호연대는 우크라이나 난민들, 특히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모금 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실무는 남북평화재단 좋은친구들이 맡는다.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5-001-405602(재단법인남북평화재단)이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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