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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대원 지쳐 가는데 '좀비 산불' 8일째… 특전사까지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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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산불이 8일째 이어지면서 진화대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산세가 험하고 오래된 소나무로 빽빽한 구역이라 겨우 불길을 잡아도 다시 타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시를 방불케 하는 고강도 진화 작업에도 산불이 계속되자, 산림당국은 산악훈련을 받은 군 특전사까지 지원받아 현장에 투입했다.
11일 울진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울진 산불은 북면 덕구리 응봉산부터 금강송면 소광리까지 7~8㎞로 길게 뻗은 채 서쪽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첫 발화지점인 북면 두천리를 기준으로 북쪽 응봉산 일대와 남쪽 소광리 일대로 구역을 나눠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소광리 쪽은 밤새 불이 되살아나면서 이날 새벽 금강송 군락지 핵심구역 1.4㎞까지 번지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지만, 밤샘 진화 작업으로 큰불을 껐고 날이 밝은 뒤엔 소방헬기를 대거 투입해 마무리 작업을 펼쳤다.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 부근에서 재발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병대원과 특수진화대 등을 투입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여기엔 국방부에 요청해 지원받은 특전사 200명도 투입됐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잔불 정리를 계속하면서 화세가 강한 응봉산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봉산 일대는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응봉산은 해발 998.5m 높이로 울진에서 가장 높은 데다 급경사가 많아 지상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진화헬기가 철수한 야간에 불이 다시 일어나 날이 밝기 전까지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거듭되면서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기상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울진 지역은 오는 13일 비 예보가 있으나 예상 강우량이 5㎜에 불과하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주말에 오는 비는 비교적 적은 양이어서 현재로선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산불 원인 규명 작업도 오리무중이다. 산림청은 자연 발화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도로변에서 불이 처음 발생했기 때문에 담뱃불 등 불씨에 의한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산림청은 경찰과 울진군을 통해 실화 의심 차량 소유주의 주소지를 확인했지만 불을 냈다는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초 발화 추정 지점에서 두 차례 현장조사를 했다”며 “합동감식 등을 통해 용의자가 특정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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