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배터리 핵심' 니켈 가격 이상급등.... 무슨 일이?

입력
2022.03.11 17:28
수정
2022.03.11 17:53
구독

英ㆍ中 거래소, 니켈 가격 폭등에 거래중단
외신 "中 큰 손 '칭산그룹' 의 공매도 상환 탓"
니켈 가격 상승 여파에 전기차 값도 올라

인도네시아 남동부 포말라 지역의 제련소에서 한 노동자가 니켈 광석을 전시하고 있다. 포말라=로이터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남동부 포말라 지역의 제련소에서 한 노동자가 니켈 광석을 전시하고 있다. 포말라=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많은 원자재 중 유독 니켈만 가격이 이상 급등하면서 거래까지 정지됐는데, 전기차 업체는 즉각 가격을 인상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는 니켈 거래 중단 조치를 이번 주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LME는 니켈 가격이 이틀간 250% 급등하며 8일 한때 톤당 10만 달러(1억2,000만 원)를 넘어서자 매매를 정지시켰고, 정지 전후 거래도 취소했다. 중국 상하이 선물거래소도 자국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하자 이날 거래를 중단했다.

니켈 가격의 이상 폭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의 10%를 생산하는 국가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ㆍ천연가스 수입 금지 제재 조치에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 금지로 맞대응하면서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니켈 가격이 이상 급등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니켈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나돌던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올랐고,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하지만 전쟁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 때문만으로는 니켈 가격이 불과 수일 만에 3배 이상 급등한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또 다른 주요 수출 원자재인 알루미늄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중국 최대 철강ㆍ니켈 생산 업체인 칭산(靑山)그룹의 공매도 상환, 즉 숏커버링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숏커버링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를 말한다. 칭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니켈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 공매도를 해왔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사게 됐다는 것이다. 이 숏커버링 자금이 니켈 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얘기다. WSJ은 칭산그룹이 약 80억 달러(약 9조9,000억 원) 규모의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완성 전기차 가격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이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 일부 차종 가격을 각각 1,000달러와 1만 위안(약 195만 원)씩 인상했다.

김청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