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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입주도 안 했는데... 대구 사저는 이미 '보수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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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주도 하기 전에 대구 달성군 사저 일대가 보수의 성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저 인근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응원 엽서우편함이 세워졌고,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사무실이 문을 열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만 명을 넘는데도 지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사저를 얻는다는 소식은 한 달 전인 지난달 11일쯤 알려졌다. 한나절도 되기 전에 이곳은 지지자들과 방문객의 '핫플'로 떠올랐다. 사저 앞 비탈면에는 대형 태극기가 설치됐고, 그 앞에는 박 전 대통령 전신 모습이 높이 170㎝가량 크기의 입간판으로 세워졌다. 응원 화환도 속속 사저 담벼락을 채웠다.
지난달 15일에는 곽성문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이곳을 방문했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4일 후인 지난달 19일 이곳을 찾아 보수결집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곳이 보수의 성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기도 했다.
사저에서 150m가량 떨어져 있는 상가 두 곳에는 가로세로연구소 간판이 내걸렸다. 내부에는 유튜브 방송을 위한 스튜디오가 조성됐다. 박 전 대통령 사저 매입대금 일부를 낸 것으로 알려진 가로세로연구소가 이곳을 홍보장소로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8일에는 사저 인근 대형 태극기 아래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엽서우체통과 책상이 설치됐다. 방문객들이 엽서함에서 엽서를 뽑아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을 작성하고 우편함에 넣으면 관리자가 사저로 배달한다는 것이다.
달성군과 경찰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안전과 편의시설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사저와 직선거리로 550m 떨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본부 소유 부지에는 120면 규모의 주차장과 남녀가 구분된 간이화장실이 설치됐다. 사저 인근에는 20명이 넘는 경찰이 한 달 동안 매일 교통과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이곳 인근으로 어묵과 뻥튀기 등을 파는 상인들까지 등장해 현장 관리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지지자들 발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만 명을 넘고 있는 현재도 잦아들 줄 모르고 있다. 사저 방문 인파 중에는 대형버스를 대절한 열렬 지지자들도 있고, 매일 산책코스에 사저 주변을 추가한 토박이 주민들도 생겨났다. 정모(83·유가읍 쌍계리)씨는 “박 전 대통령이 내려오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매일 사저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경호처 직원 채용 이후인 4월이나 5월쯤으로 예상되지만,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 지난 2일 박 전 대통령 대리인이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8일에는 이삿짐 차량이 사저에 짐을 운반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입주가 임박했다는 사실만 짐작할 수 있는 정도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박 전 대통령 사저는 대지면적 662㎡, 연면적 331㎡, 매입가는 25억 원이다. 지난 1월27일 사저 매매계약이 체결돼 지난달 17일 잔금 납입 후 소유권 등기이전을 마쳤으며, 지난 2일 전입신고를 끝냈다.
사저 일대가 보수의 성지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지만 정작 박 전 대통령은 조용하게 지낼 것으로 점쳐진다. 소문은 무성했지만 대선 전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달성군에 유가읍이 생긴 이래, 최근 한달간 가장 많은 인파가 다녀가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사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김해 봉하마을과는 또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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