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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만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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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겸손함이 미덕이라고 가르친다. 나 역시 한국인으로 살면서 끊임없이 자기 검열에 시달려왔다. 업계에서는 유명한 회사의 인정받는 포지션에서 일한다. 베스트셀러를 썼고 유명 기업 강연도 여러 번 했다. 신문사에서 제안을 받아 내 이름으로 매달 칼럼을 쓴다. 재미로 했던 틱톡은 팔로어가 2만6,000명이 넘었다. 이런 장점을 살려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다.
하지만 항상 생각한다. 내가 이런 자질이 있을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인가? 알고 보면 별것도 없다고 남들이 생각하면 어떡하지?
우리는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다가 자연스럽게 좋은 평가를 받기를 기대할 뿐, 나서서 자랑하는 것은 불편하도록 사회화됐다. 모난 돌은 정 맞고 역풍에 시달린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왔다, 자신을 너무 내세워서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우리 자신도 많이 가졌지만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본업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유재석 같은 연예인이 대표적이다. 10년 넘게 업계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항상 겸손하기에 미담만이 가득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주장한다. 우리는 그만 겸손해야 한다. 자기 PR가 지나쳐 과해 보일까 어차피 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사람이라면 이미 자기 검열이 내재된 경우가 많다. 틀을 깨고 나와도 대부분은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유재석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내 일을 모른다. 겸손하기만 하다면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물론 당신이 업계 최고가 된다면 그때는 세상이 알아줄 것이고 당신의 겸손함에 미담이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 자리까지 못 오른다.
직장에서 종종 PR만 잘하는 동료가 묵묵히 일하는 나보다 더 잘 풀리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대단한 것도 없는데 포장을 잘해서 잘나간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가끔은 억울해서 어떻게 처신하는 게 맞는지 고민했을 것이다.
나는 미국인들과 일을 많이 한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인과는 전반적으로 다르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실제 성과를 내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알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퍼포먼스를 적극 공유하고 발표의 기회가 오면 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회를 더 달라고 한다. 상사와 자주 면담하면서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은 평판을 통해서 더 좋은 회사에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한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내재된 겸손함 때문에 일한 것에 비해 성과는 덜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 적극 PR를 하자는 것이지 과대 포장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직접 하지 않은 일을 한 것처럼 꾸며내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포장은 단기적으로는 통하더라도 주목을 많이 받을수록 껍질이 벗겨질 것이다. 다만 알아야 할 것은 다른 사람들은 내 바람만큼 나에게 관심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십거리면 모를까 남이 한 '일'에는 특히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정당하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알려야 한다.
겸손함을 벗고, 자기 검열을 잠시 멈추고, 나를 알리자.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고 조직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사람들이 알게 하자. 우리는 덜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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