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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등돌린 분당·과천 표심... 국민 목소리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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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0.73%포인트 초박빙 차이로 끝났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호남과 세종, 경기와 제주에서 승리했다. 이 후보는 특히 안방인 경기도에서 442만8,151표(50.94%)를 얻어, 396만5,341표(45.62%)를 획득한 윤 당선인을 제쳤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 후보가 경기도에서 과반을 넘어 승리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경기도가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의 '아쉬운 성적'이 패배의 단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나온 이 후보의 경기도 득표율을 분석해 보면,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이 후보가 패한 곳은 7곳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보수 텃밭인 양평과 가평 이외에 과천·포천·연천·여주·이천 등지다. 구청 단위까지 포함하면 자택이 있는 성남시 분당구 정도에서 졌다.
이 후보가 압승은 아니더라도 10%포인트 이상 앞설 것으로 예상했던 경기도에서 고전한 이유는 이들 7곳에서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안마당인 성남시에선 승리했지만 주거지가 위치한 분당구에선 패했다. 이 후보는 분당에서 14만966표를 얻는 데 그쳤고, 윤 당선인은 18만3,094표를 얻었다. 분당구는 ‘천당 밑에 분당’이라 불리며 강남3구와 함께 부동산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이재명 후보는 과천에서도 2만1,072표(39.23%)를 얻는 데 그쳐, 3만934표(57.59%)를 얻은 윤 당선인에게 패했다. 과천은 제3기 신도시 조성 등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직격탄을 맞아 단체장 주민소환투표까지 갔던 곳이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취임과 동시에 도청 슬로건으로 ‘공정한 사회’를 내세웠지만, 이번에 패배한 지역에선 오히려 공정의 역풍을 맞았다.
이 후보는 도청 소재지인 수원 4개 자치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구도심인 장안구(50.44%)·권선구(51.99%)에서 5%포인트 이상 이겼고, 보수 텃밭인 팔달구에서 48.94%를 기록해 47.28%를 얻은 윤 당선인을 근소하게 제쳤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거주해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 영통구에서 11만4,418표(48.29%)를 획득, 11만4,252표(48.22%)를 얻은 윤 당선인보다 166표를 더 얻었을 뿐이다. 여유 있게 이겨야 할 곳에서 간신히 이긴 것이다.
하남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하남은 과거 보수텃밭이었지만, 신도시인 미사지구 조성으로 젊은이들이 유입되면서 야당이 아닌 여당 텃밭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10만1,106표(48.75%)를 얻어, 10만88표(48.26%)를 받은 윤 당선인과 불과 1,018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영통구와 하남시는 신도시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자식을 둔 30~40대 부모가 많아 ‘공정 이슈'에 대한 심판이 표로 연결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경기 북부에서 이재명 후보 대신 윤 당선인을 선택한 곳은 북한과 인접한 포천시와 연천군 등 두 곳뿐이다.
이 후보는 포천에서 4만4,320표(46.62%)를 얻었고, 4만7,306표(49.76%)를 내줬다. 연천에선 1만2,013표(42.07%)를 얻은 데 그친 반면 1만5,325표(53.67%)를 잃었다.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이 후보 대신 ‘비핵화 먼저’를 외치며 북한과 거리두기에 나선 윤 당선인의 안보관을 선택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이밖에 지청장으로 근무했던 여주에서 3만8,731(53.83%)를 얻어 3만694표(42.66%)를 획득한 이재명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천시에서도 6만7,726표(49.74%)를 얻은 윤 당선인이 6만3,562표(46.68%)를 획득한 이 후보를 4,164표 앞섰다.
경기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홈그라운드인 경기도에서 여유 있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표차가 얼마 나지 않아, 이 후보 입장에선 뼈아팠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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