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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마저…" 벌써 5번째, 경기지사 대권 도전 흑역사

입력
2022.03.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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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명 중 임창렬 지사 제외하고 모두 도전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에 이재명까지
'프리미엄' 불구 본선·경선서 모두 고배 '징크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쓴잔을 마시면서, 역대 경기지사의 대권 도전 흑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4분의 1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 수장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도 대선 때마다 맥을 못 추면서 ‘경기지사는 대선주자 무덤’이라는 징크스까지 생겼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가 대권가도의 무덤이 아닌 꽃길임을 증명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본인도 징크스를 깨지 못한 채 역대 최소 득표 차이로 패배한 후보라는 데 만족해야 했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역대 민선 경기지사 6명 가운데 임창열 전 지사를 제외하면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등 5명의 경기지사가 모두 대권에 도전했다.

이인제 전 국회의원 총선 선거 포스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도서관

이인제 전 국회의원 총선 선거 포스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도서관

1995년 초대 민선 경기지사 자리를 꿰찼던 이인제 전 지사는 4번이나 대권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밀려 석패하자, 같은 해 지사직을 사퇴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본선에 나섰지만 결국 3위에 그쳤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돌풍에 고배를 마셨고, 2007년 17대 대선에선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2017년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각각 도전했지만 모두 경선에서 탈락했다.

네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올해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네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올해 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전 지사는 당적 변경과 정계 은퇴선언 번복 등을 통해 세 차례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역시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17대와 18대 대선에서 민주당계 정당의 경선에 나섰지만 모두 2위에 그쳤고, 19대 대선에선 국민의당으로 둥지를 옮겨 재차 경선에 도전했지만, 안철수 후보에게 밀려 탈락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 선언을 했지만 올해 1월 후보직을 사퇴했다.

지난해 10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서재훈 기자

지난해 10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서재훈 기자

도지사 가운데 유일한 재선인 김문수 전 지사는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지만, 박근혜 후보가 압승하며 본선 진출을 성공하지 못했다.

남경필 전 지사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탈당한 뒤 2017년 바른정당 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유승민 후보에 밀려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특히 남 전 지사는 도지사 관사로 쓰던 부지가 ‘과거 역병으로 죽은 서민들의 무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관사를 도민 쉼터로 바꾼 뒤 자신은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대권 꿈을 키웠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경기지사=대권 무덤론’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이유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의 2018년 6월 선거운동 모습. 남경필 후보 측 제공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의 2018년 6월 선거운동 모습. 남경필 후보 측 제공

이재명 전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 19대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듬해 경기지사에 당선되면서 유력 대권 후보 반열에 올랐고 당당히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 전 지사는 2018년 경기지사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전임 지사들은 정치인들이었고 저는 실무적 행정가로, 정치 활동하듯이 하면 경기도에서 성과 내기 어렵다”고 언급했고, 최근 경기 김포시 선거 유세에선 “경기도도 대통령 한번 만들어봐야 할 것 아니냐. 경기도가 대권가도의 무덤이 아닌 꽃길임을 증명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낙선을 지켜본 이들 중에는 ‘그의 낙선이 관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남경필 전 지사가 사용하지 않은 관사를 다시 고쳐서 입주했기 때문이다. 당선 직후 잠시 사용했다가 분당 자택에서 출퇴근했지만, 비상근무 등을 이유로 관사를 존치시켰던 게 화가 됐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경기도청의 한 직원은 “이번이 다섯 번째 대권 도전인데 또 떨어졌다”며 “믿고 싶지 않지만, 경기지사는 ‘대권 도전자의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진짜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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