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표 초반 앞섰지만… ‘윤석열 추격’에 민주당 ‘긴장 모드’로

입력
2022.03.10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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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0시 35분 윤석열에 역전 허용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47.8% vs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8.4%’.

9일 오후 7시 30분, 초박빙의 접전을 알리는 방송 3사(KBSㆍMBCㆍSBS) 출구조사 결과가 TV 화면에 뜨자 패색이 짙었던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선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맨 뒷줄에 앉은 당직자들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일어섰다.

10초 뒤 이 후보가 0.7%포인트 차로 앞선다는 JTBC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직후에는 “이겼다, 이겼다”를 외치는 함성이 쏟아졌다. 이틀 전 유세 현장에서 둔기 피습을 당해 머리에 붕대를 감고 모자를 쓴 채 방송을 지켜보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자정을 지나면서 윤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자, 분위기가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의원들의 표정도 조금씩 굳어졌다.

패배 예감한 듯,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만 해도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는 적막함이 가득했다. 결과 발표 ‘10초 전’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누군가 “10”을 선창했지만, 따라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이전에도 박빙 열세였던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기류가 감지된 탓이다. 결과를 체념한 듯, 지도부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 대신 어두운 정장 차림이었고, 이 후보 승리에 대비한 별도 세리머니도 준비하지 않았다. 지도부 전원이 붉은색 선거 운동복을 입고 상황실에 등장한 국민의힘과 확연히 대비됐다.

하지만 예상 밖의 출구조사 결과가 공표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침묵만 이어지던 개표 상황실에도 화색이 돌았다.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은 옆에 앉은 송 대표에게 “우리가 이긴 것 같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오후 7시 10분쯤 무표정한 얼굴로 등장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추격에 웃음기 사라지기도

이낙연(오른쪽) 총괄선대위원장과 김상희(왼쪽) 국회부의장이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오른쪽) 총괄선대위원장과 김상희(왼쪽) 국회부의장이 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표 초반, 이 후보가 50%대 득표로 윤 후보(40%대 중반)를 5, 6%포인트 차로 앞서자 민주당은 더욱 고무됐다. 일부 의원들은 휴대폰으로 ‘새벽 승리’라는 문구를 띄워 보였다.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이어 ‘전국 단위 선거 5연승’이 머지않았다는 듯 들뜬 분위기였다. 안도감에 오후 8시 30분쯤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오후 11시 10분쯤 윤 후보와의 격차가 2, 3%포인트 차로 좁혀지자 의원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10일 0시 35분(개표율 51.7%)에는 윤 후보가 48.4%로 이 후보(48.2%)를 앞서자 의원들과 당직자들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5년 전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출구조사에서 압도적 승리가 점쳐지자 30분 만에 이곳을 방문해 당원들을 격려했다. 다만 아직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이 후보는 같은 시간 경기 성남시 자택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당 관계자는 “승리가 확정되는 시점에 이 후보가 상황실을 찾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승임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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