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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0선 후보·젠더 갈등·배우자 리스크'... 열쇳말로 돌아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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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에선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기성세대 시각에서 '정치 무관심층'으로 불리던 20대가 초박빙 승부를 좌지우지할 최대 부동층으로 떠올랐고, 대선후보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리는 배우자들은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자취를 감췄다. 정치 쇄신을 바랐던 민심은 여야 당내 경선에서 의회 경험이 없는 0선 후보들이 선출될 수 있는 토양이었다. 그러나 이들마저도 선거운동 기간 구태의연한 네거티브에 몰두하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자초했다.
①20대의 힘
이번 대선에서도 세대투표 현상은 두드러졌다. 4050세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60대 이상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일편단심'을 보여주면서다. 다만 역대 대선에서 진보 진영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했던 20대의 변심이 두드러졌다. 현 정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집값 폭등 등을 겪으면서 진보 이탈 현상과 20대의 보수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최대 캐스팅보터'로서 주목 받았다.
②0선 대선후보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의회 경험이 없는 '0선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회 경륜을 갖춘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유권자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염증과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거대 양당 후보를 포함한 후보로 등록한 12명 중 현직 의원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유일했다.
③젠더 갈등
'젠더'가 이번 대선처럼 핵심 이슈로 다뤄진 적은 없었다. 윤 후보가 지난 1월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페이스북에 내걸면서 젠더 갈등은 대선의 전면에 등장했다. 20대 남성들이 윤 후보 지지로 급속하게 결집하면서 국민의힘은 젠더 갈등을 지지율 반등의 주요 수단으로 삼았다. 젠더 공약이나 관련 발언만으로 지지율이 출렁이자, 이 후보 측도 페미니즘 옹호 유튜브채널 출연을 고심하는 등 선거 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주요 후보들이 여성 친화적인 목소리를 냈던 것과 180도 변한 풍경이다.
④배우자 리스크
배우자는 대선후보들의 이미지를 보완하는 역할이나 정치적 동반자로서 필수적인 존재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보기 드물게 배우자들이 선거운동 기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존재 자체가 후보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불법 의전 및 경기도청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허위이력과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윤 후보의 주술 의존 논란과 맞물려 '비호감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고하게 만든 요인이다.
⑤야권 단일화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혀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 후보의 선거 막판 깜짝 단일화는 초박빙 대선의 결과 예측을 한층 어렵게 했다. 대선의 최대 변수이면서도 '깜깜이 선거' 돌입 직후 성사되면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효과를 가늠할 수 없었다. 안 대표의 중도하차가 윤 후보에게 정권심판 여론을 한 데 모아줄지, '정치적 야합'이라고 반발하는 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올지는 9일 개표를 통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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