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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날 확진자 30만 명·위중증 1000명 넘었는데…당국 "비상 분위기 아냐"

입력
2022.03.08 19:00
수정
2022.03.08 21: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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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유행 이후 첫 위중증 1000명
대선일 하루 신규 확진자 30만명 넘어
8일 오후 9시 기준 32만6,834명 확진
"중환자 병상 2주 뒤 2,500개 꽉 찰 것"
"중환자 입원 우선순위 정해 관리해야"

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대선 당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 수도 1,000명을 넘었다. 델타 대유행으로 환자 수가 급증했던 1월 3일(1,015명) 이후 64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증가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32만6,834명이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도 500만 명을 넘으면서 국민 10명 당 1명꼴로 확진됐다. 정부는 아우성인 의료 현장과 달리 "병상 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주 뒤 사망자 400명 될 수도"…정부는 "안정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가 전날보다 52명 늘어 1,00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약 2주 전인 지난달 23일(512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5일 896명이던 위중증 환자는 이틀 만인 7일 955명까지 증가했고, 하루 만에 1,000명대로 올랐다.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위중증 환자가 폭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관련 기사 ☞ "대선 직후 중환자 치솟을 것"... 열흘 만에 위중증 300명 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권덕철(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권덕철(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계는 늦어도 2주 뒤 비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걱정한다.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0%에 근접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병상 가동률이 75%를 넘으면 위기 신호다. 빈 병상을 찾아다니는 '병상대란'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질 수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위증증 환자가 2주 뒤면 2,500명을 넘을 수 있다"며 "그만큼 사망자도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료계는 하루 사망자가 400명 이상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불안하다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병상 가동률이 60% 아래라 안정적이고 위중증 환자도 2,000~2,500명까지 감당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에 계신 분들과 간담회를 하면 그런(포화 상태) 분위기는 잘 못 느낀다"며 "중환자 운영에 큰 문제는 없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전국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59.6%다.

일부 지역 남은 병상 20개도 안 돼

8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8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정부 설명과 달리 위중증 환자 관리에 대한 이상 신호는 끊임없이 울린다.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8.8%로, 전국 평균보다 9.2%포인트 높다. 강원권 13개, 제주권 14개, 경남권 42개 등 일부 지역은 벌써 남은 병상이 많지 않다. 방대본은 전날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5단계 중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결국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실 여건 개선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정부에 중환자 입원 우선순위 지침 마련을 제안한 학회는 주 후반 회의를 열어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기저질환을 가진 위중증 환자가 많아 델타 유행 때와 병상을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확진자들의 중증화 진행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정신병원, 재활의료원은 8일부터 자체적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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