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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106대도 모자라... 곳곳서 "헬기 보내달라"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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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동해·강릉시에 이어 대구에서까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확산하자, 산불 진화에 필수 장비인 헬기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산불 현장마다 "헬기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지만, 화재 현장이 여기저기에 분산돼 있어 가용 헬기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음에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사흘째 산불이 이어져 80㏊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의 화재 진화 현장에선 "헬기를 더 보내달라"는 호소가 터져나왔다. 산세가 험해 진화인력 접근이 쉽지 않아 헬기를 통한 화재 진압이 필수적인데, 필요한 만큼 헬기가 지원되지 않아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오후 현재 영월 산불 진화율은 50%를 갓 넘긴 상태다.
울진군 산불이 도 경계를 넘어 번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에서도 이날 일출과 동시에 헬기가 속속 투입됐으나, 헬기 지원 요청이 잇따랐다. 이 지역에는 헬기 6대가 투입됐는데, 이 지역 역시 암벽 지형이라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아 헬기 등 장비가 더 필요한 곳이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1,500여 명의 인원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불길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헬기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진·삼척 산불과 별도의 화재로 고통받고 있는 강릉시 옥계면의 주민들도 헬기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렀다. 5일 주민 김모(81)씨는 "한때 마을이 산불에 둘러싸일 정도였으나, 헬기가 많이 오지 않아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아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산림청은 6일 기준 전국 산불현장에 헬기 106대를 투입했다. 대형 진화헬기는 물론이고 소방청, 국군, 민간에서 빌린 헬기까지 가용할 수 있는 기체를 모두 투입했지만, 산불 면적이 워낙 넓고 불길이 거세게 번지는 곳에 헬기를 집중 투입할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헬기 공백 지역'이 생기게 됐다. 산림청은 민가가 모인 울진 읍내와 금강송 군락 지역인 울진군 금강송면 방면에 헬기를 우선 투입해 진화에 힘쓰는 중이다.
헬기뿐 아니라 지상 인력과 장비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5일 야산에서 번진 불이 시가지까지 밀고 들어온 동해 시내에서는, 소방인력을 기다리던 주민들이 직접 호스를 들고 진화에 나섰다. 묵호동에서는 주민들이 활어차에서 물을 퍼내 불을 끄기도 했다.
헬기 등 장비·인력 부족 현상은 △산불이 양간지풍(영서에서 영동으로 부는 고온건조한 바람)을 타고 워낙 빨리 번진 데다 △이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가스기지 탄약고 등 위험 시설이 모여 있어 이런 곳에 장비가 우선적으로 투입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한정된 장비와 인력 자원을 심각한 곳부터 투입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는 산불과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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