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속 尹 지원유세 나서는 안철수, 2012년 대선과 다를까

입력
2022.03.05 04:30
수정
2022.03.05 08:3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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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자필 편지
오후 경기 이천서 윤석열과 공동 유세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밝히며 대선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틀째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단일화 발표에 따른 당 안팎의 여진이 이어지면서다. 대선을 단 닷새 앞두고 단일화 파트너인 국민의힘에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곧장 합동유세에 나서줄 것을 기대했지만, 안 대표는 지지층과 당원을 다독이며 단일화 명분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안 대표는 4일 별도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전날 사과 문자메시지에 이어 혼란에 빠진 당심 수습에 나선 것이다. 안 대표는 "저의 완주를 바라셨을 소중한 분들, 그리고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단일화가 안 된 상태에서 정권교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단일화 선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후 유튜브 ‘안철수TV’ 라이브방송을 통해서도 지지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사과와 함께 정권교체 다짐을 밝혔다.

이른바 '철수 정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이틀간 잠행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안 대표의 윤 후보 유세 등판 시점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안 대표는 이에 5일부터 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안 대표는 5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선거캠프 해단식을 진행한 뒤 인근에서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2시 30분 경기도 이천에서 윤 후보 유세에 합류한다. 단일화 선언 이후 이틀 만에 윤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화학적 결합'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에선 "저녁에 안 대표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구 유세 일정이 있는 만큼 안 대표가 추가로 깜짝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기대도 나온다.

안 대표의 윤 후보 지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반쪽 단일화'로 빈축을 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룰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안 대표는 후보 사퇴 후 2주가 지나서야 문 후보의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대선 본투표일엔 개표 결과를 뒤로한 채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번엔 다를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선 본투표일까지 닷새밖에 남지 않은 만큼 총력전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안 대표가 단일화 과정에서 합의한 공동정부 및 인수위원회 구성과 합당 등이 달려 있는 만큼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까지 단일화 후폭풍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홈페이지엔 안 대표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고, 단일화 반대론자였던 권은희 원내대표는 거취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이날 SNS에 "안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황무지에서 함께해준 동료와 지지자들에 대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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