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안철수, 유권자 농락...윤석열과 단일화 역풍 있을 것"

입력
2022.03.04 16:15
수정
2022.03.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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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안철수와 동고동락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낮은 지지율 안철수, 단일화는 출구 전략"
"安, TV토론 전 사퇴하고 불참했어야"
"유권자 기만 '정치적 패륜'… 토론 신뢰 붕괴"
"尹에 역풍 예상...후보·정당 행적 보고 투표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한때 도우며 '동고동락'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 안 대표에게 "백기투항을 한 것이지 단일화가 아니다"고 혹평했다. 그는 표변한 안 대표에게 작정한 듯 '패륜' '기만' '헛소리' '기억상실증' '불쉿(bullshit)'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2016년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갈등 끝에 결별한 이 교수는 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단일화가 아니라 더 이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니까 출구 전략으로 단일화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안 대표의 표변을 '패륜 정치'로 규정했다. 그는 대선 출마 동기 중 하나로 다당제 도입을 꼽은 안 대표를 겨냥해 "2016년 총선 이후 3당 체제를 파괴한 장본인이 누굽니까? 국민의당, 억지로 합당해서 만든 바른미래당을 망쳐서 파괴해 버린 책임이 제일 큰 사람이 누굽니까? 바로 안철수"라며 "과거 기억이 전혀 없는, 심각한 기억상실증이 있는 정치인을 과연 본 적이 있나 싶다"고 비판했다. 또 "후보를 접으면 그걸로 끝나야지 국민의당을 왜 국민의힘과 합당한다고 하냐"며 "그게 다당제의 명분을 내세운 사람이 할 짓입니까. 도대체 논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가 내건 '결선 투표' 도입 공약에도 "2등 후보가 주장하는 게 결선투표지, 3등 하는 후보가 무슨 놈의 결선 투표냐"며 깎아내렸다. 그는 "자기 처지를 모르고 하는 얘기, 우스꽝스러운 괴변을 내세워 합리화하려고 한다"며 "입만 열만 다 헛소리, 영어로 '불쉿'"이라고 아슬아슬한 발언도 했다.


"안철수, TV토론 전 사퇴했어야...'정치 패륜'"

2016년 4월 13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이상돈 비례대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 4월 13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이상돈 비례대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히 이 교수는 단일화가 마지막 TV토론 직후에 이뤄진 점을 문제 삼으며 "토론 전에 그걸(단일화) 발표하고 그만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TV토론이 끝나고 한밤중에 후보 사퇴하고 단일화를 결정한 정황 등 여러 가지로 보면 TV토론하기 전부터 그걸(단일화) 예상했던 걸로 보인다"며 "TV토론을 본 수많은 국민 유권자들을 완전히 농락한, 정치적 패륜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고, 지상파 3사가 공동 생중계한 국가 공적 토론을 허황되게 만들고, 신뢰성을 붕괴시킨 초유의 사태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치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유명한 발언 '정치는 생물'을 안 대표에게 사용하는 것도 거북해했다. 그는 "안 대표가 10년간 했던 행보는 창당, 탈당, 분당, 탈당 또 창당 또 합당 이런 거밖에 없었고, 그동안 뱉어 놓은 새 정치도 내용도 없는 허황임이 드러났다고 본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두 분 다 정치적인 일상을 보면 일관성 있는 흐름이 있어, 국민 기만을 다시 보여준 안철수 대표의 생각을 이렇게(정치는 생물) 미화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 각축 기세니까 윤석열 후보 측에서 1%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일단 (단일화를) 받아들인 거라고 본다"면서도 "우위에 있는 윤석열 후보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국민의힘도 반성할 부분이 많다"고 따졌다.


"윤석열에 갈 안철수 지지율은 최대 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2월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눈 후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2월 25일 오후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눈 후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다만, 기존처럼 "단일화가 큰 변수는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교수는 "국민의당 때부터 안철수 지지성향을 분석해보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아, 안 대표 지지율이 6, 7% 돼도 윤석열 후보에게 갈 것은 최대 3%고, 한 1, 2%는 아예 기권할 표도 있다"며 "윤 후보 쪽에서 1%라도 도움이 된다고 봤겠지만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식의 정치 행태를 우리가 본 적이 있나, 너무 한심하다"며 "남은 일주일 동안 우리 국민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선거 기간에 내놓는 화려한 수사, 언어에 현혹되지 말고 후보와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이 지난 10년간에 했던 행적을 보고,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 시절 4대강 사업 반대에 앞장선 합리적 보수 원로로 꼽힌다. 이재명 후보의 중앙대 은사이기도 하나 이번 대선에선 중립 의사를 밝혔다. '사적인 관계를 떠나 이 후보의 국민통합정부, 정치개혁방안에 힘을 실어주실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나이가 70이 넘었다"며 "다시 현실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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