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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지수' 선진국 진입에 축포 못 터뜨리는 중국...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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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엥겔지수(Engel coefficient)'가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이 '풍족한 삶'을 누린다는 증거지만, 정작 중국 내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배경이 뭘까.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엥겔지수는 29.2%이다. 직전(30.2%)보다 0.4% 하락한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20%대로 진입한 것이다. 엥겔지수(Engel coefficient)란 가계 소비 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낮을수록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엔은 한 가구의 엥겔지수가 60% 이상이면 '빈곤(극빈층)', 50~60%는 '의식 풍족(하위층)', 40~50%는 '의식주 풍족(하위층)', 30~40%는 '비교적 부유(중상위층)', 20~30%는 '풍족(상위층)', 20% 이하는 '매우 부유(최상위 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중국 인민들이 최상위 계층의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 된다. '모든 인민이 풍족한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을 향해 달려가는 시진핑 체제로선 축포를 터뜨릴 만한 순간이다. 하지만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거나 "중국인의 삶의 질이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며 짧은 보도만을 내보냈다. 중국 당국 역시 사상 첫 엥겔지수 20% 진입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처럼 싱거운 반응의 배경에는 도시와 농촌 지역 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생활 수준 차이가 있다. 지난해 도시 거주자 엥겔지수는 28.6%를 기록한 반면 농촌 거주자는 32.7%로 4.1%의 격차를 보였다. 2020년 도시와 농촌 간 엥겔지수 격차는 3.5%였다. 도시-농촌 간 빈부 차가 더 커졌다는 얘기다. 10년 전인 2011년(4.1%)과 비교해도 격차는 전혀 좁혀지지 못했다.
1인당 지출로 따지면 두 지역 간 격차는 더욱 또렷해진다. 지난해 농촌 거주자의 1인당 지출은 1만5,916위안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3% 증가했지만, 도시 거주자 1인당 지출(3만307위안)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은 수년간 도시-농촌 빈부차 해소를 주요 정책으로 해왔다. 흔히 농민공이라고 불리는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는 2억9,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돈을 벌겠다고 어렵사리 도시로 진출했지만, 중국 특유의 후커우(戶口·호적) 제도 탓에 교육이나 사회복지 혜택에서 제외돼 왔다. 농촌은 농촌대로 정체되고, 농민공 또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0년간 거듭된 부동산 폭등 덕에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중산층에 올라선 대도시 주민들과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구조 탓에 농촌 인민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커져 왔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공동부유(共同富裕)'를 핵심 경제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양적 성장보다 '공산당'의 이름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불평등이라는 위험 요소를 덜어내는 게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장기 집권을 도모하는 시 주석이 성장세를 다소 갉아먹더라도 당분간은 분배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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